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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중동정책의 양대 축은 '석유'와 '이스라엘'

[김동석의 뉴욕통신] 네오콘 여전히 정책헤게모니 장악

미국의 중동정책은 '석유회사' 와 '이스라엘' 이 결정한다.

13세기에 이탈리아의 상인여행가인 마르코 폴로는 중동 지역을 거쳐서 동방을 여행하면서 카스피해 주변에서 석유를 발견하고 여행기 <동방견문록>에 " 쉽게 불붙고 낙타의 옴을 깨끗하게 낳게 하는 매우 유용한 까만 액체 " 라고 소개했다. 마르코 폴로에 의해서 중동지역의 석유가 이렇게 서방세계에 알려진 이후 이 석유는 인간의 문명생활에 절대적인 유용함을 제공함과 동시에 끊임없이 전쟁의 원인을 제공하고 있기도 하다. 중동지역에 관한 미국의 정치적 군사적 최대의 관심사는 바로 이 '석유'이다.

미국의 중동정책(군사정책)은 주로 권력의 핵심에 있는 정치인들이 돈벌이로 삼고 있는 석유 메이저 기업들 (쉐브론텍사코, 유노칼, 아모코, 엑손)에게 안정적으로 바로 이 ‘석유’ 확보를 보장해 주는 데에 그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 현재 국무장관으로 이름을 날리는 콘돌리자 라이스는 쉐브론사에서 특급으로 우대하던 이사였는데 심지어는 자사 초대형급 유조선의 이름을 '라이스호'라고 까지 했었다. 아버지 부시 대통령 때 국방장관을 역임했고 지금은 부통령인 딕 체니는 카자흐스탄과 쉐브론사간의 거래에 컨설턴트로 참가했었고 그가 사장이었던 텍사스에 본부를 둔 핼리버튼사는 이라크의 후세인에게 유전장비를 팔아서 거대한 이익금을 챙기기도 했다.

대통령 가문은 거기에 한술을 더 떠서 거대석유 회사인 '펜조일사'의 설립자였고 거기에서 백만장자가 되었다. 이라크연구구룹의 좌장격인 제임스베이커도 석유회사의 컨설팅을 하는 법률회사의 소유주이고 아버지 부시의 외교안보 보좌관이었고 라이스의 상관이며 스승이었던 브렌트 스커크로프트는 카스피해 원유 컨소시엄에 투자한 펜조일사의 이사이다. 그 외에도 부통령의 비서실장이었던 루이스 리비, 전 국무장관인 헨리 키신저, 알렉산더 헤이그, 국가 안보보좌관 출신인 그 유명한 즈비그뉴 브레진스키 등은 유노칼사의 이사이다.

존 볼튼의 후임으로 유엔대사에 지명된 파키스탄출신의 잘마이 칼릴자드도 유노칼사가 가장 아끼는 이사중의 한 사람이다. 칼리자드는 네오콘 전략가들에게 다함없는 충성을 하여 울포위츠와 럼스팰드, 딕 체니의 신임을 받는 현재는 네오콘의 중심에 있는 관료이기도 하다. 2003년에 시작된 이라크전쟁의 우선적인 동기가 석유였다는 가장 강력한 증거는 2003년 4월9일 미군 부대가 바그다드 시내로 진입한 이후 보인 행동이다.

미군은 이라크의 석유부 청사는 매우 효과적으로 보호하면서도 약탈자들이 이틀 동안 값을 매길 수도 없을 만큼 귀중한 고대 유물로 가득찬 국립박물관을 약탈하고, 국립 문서 보관소와 유명한 코란 도서관을 불태우는 데에는 무관심했다. 해병대가 우르의 수메르 유적지에 있는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담벽 일부를 훼손하는 동안 이미 육군은 남부 유전지대를 보호하기 위해 탈릴 공군 기지에 상설 주둔지를 세우느라 여념이 없었다. 고대유물을 보호하려는 것에 우선하여 석유를 점유하는 야만성이 드러난 처사이다.

조지 W. 부시 대통령(가운데)이 작년 5월 의회지도자들과 미국의 에너지정책 등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그러나 미국의 에너지와 대외정책은 석유메이저기업과 이스라엘에 의해 사실상 좌지우지된다. ⓒ 백악관


두 번째 미국의 중동정책의 핵심은 중동지역내 이스라엘의 패권이다. 부시 행정부가 내세운 이라크와의 전쟁명분은 설득력을 찾기가 어렵다. 이스라엘의 우파정당인 리쿠드당(네탄야후)의 '중동에서 이스라엘의 군사적 우위확보'라는 장기적인 이해를 반영하고 있는 것 이외는 전쟁을 설명할 방도가 없다. 2003년 이라크와의 전쟁을 일으킨 가장 핵심 이었던 울포위츠나 루이스 리비, 럼스팰드 등이 물러났거나 자리를 옮겼지만 네오콘 강경론자들의 영향력은 아직도 시퍼렇게 살아있다.

딕 체니 부통령의 외교.안보 분야 장악력은 아직도 흔들림이 없고 국무부나 국방부의 정책실무자들은 오히려 강경론자들로 강화되었다. 그들의 한목소리 주장은 더 많은 병력과 화력이 집중되지 않아서 이라크 문제가 꼬이고 있다는 것이다. 중간선거 직후 국방장관을 경질하고 1월9일 새 이라크전략을 발표하면서 대통령은 이라크에 2만명 이상의 미군 증파를 그리고 경제.치안 복구를 위한 10억달러 지원액을 발표했다.

이라크를 위한 더 좋은 전략은 없다고 단계적인 철군을 주장하는 목소리가 정치권은 물론이고 일반 시민사회의 여론도 높아가는 시점에 대통령의 초강수 처방이 나왔다. 네오콘 전략가들로 구성된 백악관 안보팀들의 주장을 대통령이 그대로 받아들인 것이다.

전쟁의 승리를 위해서 체니 부통령은 지난해 10월초 국방부, 국무부, 각 정보기관의 국장급에서 실무핵심들을 차출해서 12명의 전략연구팀을 만들었다. 백악관 NSC 부보좌관인 J D 크라우치 가 책임을 맡아서 완성하여 대통령에게 보고한 문서가 바로 1월9일이 부시 대통령이 발표한 '이라크 수정안'이다.

단계적 철수를 주장한 초당기구인 이라크연구구룹(ISG. 제임스 베이커. 리 해밀턴)의 보고서를 묵살하고 미군의 증파를 주장한 크라우치안을 수용한 것이다. ( 해들리 백악관 안보보좌관의 천거로 부보좌관으로 있는 크라우치는 1994년도 클린턴이 북한과 제네바협정을 체결하자 즉각적으로 협정폐기와 북한폭격을 주장한 것으로 우리의 기억에 남아 있는 루마니아 대사를 역임한 사람이다.) 이스라엘을 포위하고 있는 레바논의 헤즈볼라, 팔레스타인의 하마스, 이란의 시아파 등을 생각하면 절대로 지금 이대로 이라크에서 미국이 빠져 나오면 안 되는 것이 이스라엘의 입장이다.

이라크전략에 관해서 행정부와 의회간 충돌이 심각해지고 있다. 보수적인 유권자들을 의식한 힐러리 의원은 중동으로 날아가서 이의를 제기하고 있기도 하다. 양당의 중도적인 중진의원들이 한목소리로 미군증파를 반대하지만 권한(선택)은 대통령에게 있다. 이라크문제의 핵심인 '석유'와 '이스라엘'로부터 워싱턴 의회의 민주당도 절대로 자유롭지 못하다. 미국 역사상 최초의 여성 하원의장이 되어 권력3위를 기록하고 있는 낸시 펠로시도 이스라엘의 로비력에 굴복하여 이라크전쟁을 전폭적으로 지지한 탐 랜토스 유태계 의원을 국제위원장(110회기에선 위원회의 이름이 이전 국제관계위원회에서 국제위원회(International Affairs Committee)로 바뀌었다)에 임명할 수밖에 없었다.

민주당이든 공화당이든 아무리 목소리를 높여봤자 미국의 중동정책은 석유회사의 로비와 유태계의 이스라엘을 위한 로비에 의해서 결정날수밖에 없는 형편이 되고 말았다.

필자

김동석 미 뉴욕.뉴저지 한인유권자센터 소장 ⓒ 김홍국 기자


김동석 미 뉴욕.뉴저지 한인유권자센터 소장 겸 본지 편집위원은 1985년 미국으로 건너간 뒤 한인들의 정치 참여를 통한 권리 찾기와 한인들의 정치적 위상 높이기를 목표로 93년 뉴욕 등 미 동부 대도시에 ‘한인유권자센터’를 만들어 14년째 활동해온 대표적인 정치 비정부기구(NGO) 운동가다.

한인들의 정치력을 높여온 김 소장의 헌신적인 노력으로 93년 당시 7%에 불과하던 한인들의 평균 투표율은 2004년 25%로 뛰어올랐고, 미국의 상원과 하원의원들이 한국어 정치광고를 할 정도로 한국의 위상을 높임에 따라 워싱턴 정가에서 미국 정치에 영향을 미치는 대표적인 한국인 출신 시민운동가로 꼽히고 있다.
김동석 미 뉴욕.뉴저지 한인유권자센터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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