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들, 어른들이 안구해줬다는 배신감 가져"
정운선 "선생님들, 진도에 파견하는 건 가혹한 고문"
단원고 학생들의 심리치료를 맡고 있는 교육부 학생정신건강지원센터장인 정 교수는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이번 사고를 단원고 학생들은 어떻게 바라보고 있냐'는 질문에 "'어른들이 싸우기만 하고 구조하러 가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싸움을 중단하고 어른들이 협조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이 아이들의 정상적인 생활을 위해서는 꼭 필요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그런 불신은 말로 할 수 있는 게 아니다. 우리를 믿으라고 한다고 얘네들이 한번 배신을 당했는데 어떻게 다시 믿겠나"라고 말했고, 진행자가 이에 '어른들이 못 구해 준 게 아니라 안 구해 준 거라고 생각하고 있다는 거냐'고 묻자 정 교수는 "맞다, 그런 뜻"이라고 대답했다.
그는 심리치료 과정에서 단원고 학생들이 쓴 카드내용과 관련해선 "언론에 대한 분노나 언론에 대해 하고 싶은 말도 있었고, 정부 관계자 분들이나, 선생님들한테 ‘선생님 살아주셔서 고맙습니다’ 이런 이야기를 쓰는 아이들도 있었다. 그리고 ‘내가 너를 잊지 않을 테니 1년에 한 번씩 꼭 찾아가겠다’고 한 아이들도 있었다. 그리고 마른 아이들한테는 '하늘나라에 가서는 잘 먹고 살이 찌기를 바란다'는 말을 한 아이들도 있었다"며 울먹였다.
그는 단원교 교사들에 대해서는 "선생님들에 대한 심리검사를 시행했는데 굉장히 지금 불안도도 높고 우울도도 높다. 지금 현재 선생님들 도움이 필요한 상황"이라며 "살아남은 죄책감이 선생님들이 가장 크기 때문에 자기들, 본인들이 상담을 받거나 그런 도움을 받는 것에 대한 죄책감이 많다. 그리고 워낙 언론이나 다른 분들한테 공격을 많이 받았다. 선생님들이 언론의 공격을 받았기 때문에 교감선생님이 저렇게 되신 것 아닌가"라고 말했다.
그는 "아직까지도 진도에 계속 선생님을 파견하고 있다. 거기 가는 건 정말 그 선생님들한테는 가혹한 고문"이라며 "전문가 의견을 지난주 목요일부터 지속적으로 진도에 가는 것을 중단해 달라고 말했는데 아직도 그게 시행되고 있다. 이것은 빨리 중단을 해야지 단원고를 살릴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단원고가 살아야지 안산이 살 수 있고, 그렇게 해야지 우리나라 전체 국민들이 '이런 충격에도 불구하고 살아갈 수 있구나'하는 희망을 가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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