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 권은희, 실종자 가족들 '선동꾼' 매도

"실종자 가족 행세하며 공무원 뺨 때리고 악을 쓰고"

2014-04-22 09:22:58

확대 축소

새누리당 권은희 의원(대구 북구갑)이 세월호 실종자 가족을 '정체불명의 전문 선동꾼'이라고 매도했다가 뒤늦게 실종자 가족이라는 사실이 확인되자 서둘러 관련 글을 삭제하는 등, 색깔론에 근거한 파문을 일으켰다.

권 의원은 지난 20일 페이스북에 "세월호 실종자 가족 행세를 하며 정부를 욕하며 공무원들 뺨 때리고 악을 쓰고 욕을 하며 선동하던 이들"이라며 "학부모 요청으로 실종자 명찰 이름표를 착용하자 잠적해버린 이들. 누구일까요? 뭘 노리고 이딴 짓을 하는 걸까요"라는 글을 올렸다.

권 의원은 이어 "아래 영상은 유가족들에게 명찰 나눠주려고 하자 그거 못하게 막으려고 유가족인 척 선동하는 여자의 동영상"이라며 "그런데 동영상의 여자가 밀양송전탑 반대 시위에도 똑같이 있네요. 세월호 탑승 희생자의 유가족인 동시에 송전탑 시위 관계자가 될 확률이 얼마나 될까요?"라며 관련 동영상들을 링크했다.

권 의원은 "지인의 글을 보고 퍼왔다"고 출처를 밝힌 뒤, "온나라가 슬픔에 빠져있는 이 와중에도 이를 이용하는 저 사람들은 누구일까요. 온라인에 도는 터무니없는 비방과 악의적인 루머도 잘 판단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권 의원은 그러나 동영상의 여성이 실제 실종자 유가족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파문이 일자 22일 새벽 자신의 트위터에 "제가 잠시 퍼온 글로 심려를 끼쳐 죄송합니다"라며 해당 글과 페이스북 계정을 삭제했다.

권 의원의 글은 한기호 새누리당 최고위원이 "이제부터는 북괴의 지령에 놀아나는 좌파단체와 좌파 사이버 테러리스트들이 정부 전복 작전을 전개할 것"이라고 주장해 물의를 빚은 것과 같은 날에 올라온 것이어서, 새누리당 의원들의 의식 속에는 세월호 참사에 대한 집권여당의 자성 없이 책임에서 벗어나려는 '색깔'만 자리잡고 있는 게 아니냐는 비난을 자초하고 있다.

보도를 접한 백찬홍 씨알재단 운영위원은 트위터를 통해 "억울하게 자식잃은 부모들을 이런 식으로 몰아가는 것은 인면수심이 아니면 불가능한데, 정부는 이런 악랄한 유언비어 유포자부터 체포하기 바랍니다"라며 권 의원에 대한 즉각적 수사 착수를 촉구했다.

심언기 기자

수집 의견 인쇄 URL복사

기사본문

새누리 권은희, 실종자 가족들 '선동꾼' 매도

"실종자 가족 행세하며 공무원 뺨 때리고 악을 쓰고"

기능

외부공유

관련기사

댓글

BEST 클릭 기사

주요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