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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도나도 출사표, 美대선열기로 후끈

[김동석의 뉴욕 통신] 80년만에 현직 출마 안하는 대선

미국 선거전에서 현직 대통령의 당선율은 평균 85%를 상회한다. 가장 큰 이유는 광활한 대륙의 연방국가에서 국민으로 부터의 인지도를 만들어 내는 일이 쉽지 않은 일이고 현직으로 국민들에게 이름이 알려진 유리함이 선거전에서 큰 힘을 발휘하기 때문이다.

유권자들은 잘 모르는 후보로부터의 위험 부담보다는 좀 부족해도 현직을 선호한다는 얘기다. 그래서 대통령선거전에 현직의 대통령이나 부통령이 후보로 나가지 않는 경우는 극히 드문 일이다.

2008년 대통령선거전은 80년 만에 처음으로 현직후보가 없는 가운데서 치뤄지는 선거이다. 그래서 공화당은 물론이고 민주당내에서도 대권경쟁이 벌써부터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으며, 대망을 품은 주자들의 출마선언이 새해 벽두부터 줄을 이을 전망이다. 출마가 확실시 되는 후보들은 벌써부터 인맥을 최대한 동원하여 자금을 모아가며 세 불리기 경쟁에 돌입했다.

2008년 미국대선의 단연 선두주자는 힐러리 상원의원이나, 줄리아니 등 여야의 기라성같은 주자들이 출마표를 던지고 있어 아직 예측불허다. ⓒAP=연합뉴스


줄리아니.맥케인.깅리치.파타키 등 공화당 주자 즐비

뉴욕시장으로서 9.11 테러의 위기를 극복하면서 전국적인 인물이 된 루돌프 줄리아니가 선두에서 세몰이를 하고 있다. 워싱턴 경험이 전무한 줄리아니는 보수성향이 강한 중남부 지역이 중심인 공화당내에 자기 조직이 약한 취약성이 있지만 지난 중간선거전에 전국을 돌면서 헌신적으로 자당 후보들의 유세를 지원하여 이러한 조직의 취약함을 거의 완전하게 극복했다는 전문가들의 평가가 있다.

그가 공화당의 대안으로 떠 오르는 이유는 부시 행정부가 지나치게 강경한 보수주의 정책을 취했기 때문에 공화당 성향의 민주당 유권자와 부동층을 끌어 들이기엔 동부지역 정치인의 배경이 유리하다는 것이고 동시에 민주당의 가장 강력한 주자인 힐러리에 대항해서 이길 수 있는 공화당 후보는 줄리아니 뿐이라는 분석이다.

그리고 베트남전 참전용사이며 공화당 중도세력의 구심을 이루는 애리조나 출신의 4선의 연방상원 의원인 존 맥케인이 올해 70의 고령임에도 불구하고 의지를 굽히지 않고 있다. 건강악화설이 괴소문으로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에 틈만 있으면 공중파 미디어에 등장하여 건재함을 과시하고 있다.

네오콘 정치인으로 알려진 보수 강경주의자인 뉴트 깅리치 전 하원의장이 매파들의 결집을 호소하며 준비에 여념이 없고 조지 파타키 뉴욕주지사가 지난 12년 동안의 뉴욕주 발전의 공적을 선전하며 워싱턴 진입을 준비하고 있다. 본인은 극구 부인하고 있지만 콘돌리사 라이스 국무장관도 후보군에 단골로 이름이 거론되고 있고 안정된 보수주의 정책전문가로 알려진 던컨 헌터 하원 군사위원장, 대통령의 동생인 젭 부시 플로리다 주지사도 부자 대통령에서 형제대통령 가능성으로 거론되고 있다.

현장의 실정을 무시한 이상주의 정책발의자로 이름을 날리는 캔사스 출신의 샘 브라운백 상원의원, 롬니 매샤츄세츠 주지사, 짐 길모어 전 버지니아 주지사가 늘 거론되고 있다. 지난 8월까지도 가장 유력한 대권주자로 거론되었던 빌 프리스트 상원원내대표는 주식 내부자거래의 부정으로, 버지니아 주지사를 거쳐 상원의원으로 워싱턴에 진입한 수려한 외모와 말솜씨로 두각을 보였던 조지 알렌은 인종차별 발언으로 문제를 일으켰고 급기야는 지난 중간선거에서 민주당 신인에게 패해서 상원자리까지도 잃고 말았다.

힐러리.오바마 등 민주당 주자들 정권탈환 확신

<뉴욕타임즈>는 지난 12월10일자 '주간리뷰(Week in Review)'엔 43명의 역대 미국 대통령들의 사진을 전면에 게재하고 백인 남성으로 일관해 온 미국 대통령 역사가 2백17년 만에 깨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다. 이어 2008년 미국은 여성이나 혹은 흑인 대통령을 맞이할 준비가 충분하다고 논평했으며, 아마도 흑인대통령보다는 백인 여성대통령이 순서에서 앞설 것이란 조심스런 분석.예측 기사를 냈다.

민주당 대권주자군에서 여성인 힐러리 클린턴 상원의원과 흑인인 바락 오마바 상원의원이 단연코 가장 앞서고 있다. 미국 대통령사에서 백인남성이라는 견고한 역사의 장벽을 깰 수 있다는 가능성을 강력하게 예고하고 있다. 우선 이러한 현상은 당락에 관계없이도 역사적 의미와 정치적 파장이 적지 않은 일이며 동시에 세계 마이너리티들의 가슴을 설레이게 하는 일이다.

남편인 클린턴 전 대통령의 후광을 지렛대 삼아서 현재 가장 많은 정치자금을 모금한 힐러리는 민주당 조직을 이니셔티브하기 위해서 지난 중간선거전에서는 자당 의원들의 선거운동에다 자신의 선거보다 더 많은 돈을 쏟아 부었다. 남편인 클린턴 대통령의 8년 재임동안 가치 어젠다 정책전문가로 명성을 날렸고 국방.안보 분야에 대한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서 일찌감치 상원군사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중이다. 헌법에 연임제한 조항이 없으면 한없이 대통령을 할 수 있었다는 클린턴 대통령의 능력과 인기는 당시 힐러리가 있었기 때문이었다는 전문가들의 입소문이 있을 정도로 그녀의 정치적 리더쉽은 정평이 나 있다.

2004년 존 케리를 민주당의 대통령 후보로 확정하는 보스톤 전당대회에서 예비선거 승자인 존 케리 후보보다 오히려 당원들로부터 더 큰 인기와 환호를 얻은 정치인이 힐러리와 오바마였다. 마틴 루터 킹 이후의 가장 빼어난 웅변가의 진가를 보였던 일리노이의 바락 오바마는 당시 선출직 정치인이 아니었음에도 민주당이 최고의 상품으로 선을 보인 것이다. 바락 오바마는 그해 11월 선거에서 약관 42세의 나이에 상원의원으로 당선 되면서 당당하게 워싱턴에 입성하게 되었다.

바락 오바마의 부모는 지금은 이혼했지만 하버드대의 경제학 박사인 케냐 출신의 흑인 유학생 아버지와 켄사스 출신의 백인 어머니였다. 그는 어린 시절 한때 방황하기도 했지만 외조모의 각별한 지도아래 맨하탄의 컬럼비아대를 거쳐서 하버드 법대를 우등으로 졸업한 수재이다. 30대의 나이로 일리노이주 주의회 상원으로 정계에 진출했다. '검은 샛별' '정계의 타이거 우즈', ' 흑인 클린턴'으로도 불리는 바락 오바마는 백인유권자들에게 가장 거부감이 없는 정치인으로 조사되고 있다.

아이오와의 톰 빌삭 주지사가 공식적인 출마를 가장 먼저 밝혔고 앨 고어 전 부통령도 꾸준히 하마평에 오르내리고 있다. 지난 2004년 예비선거전에서 부통령 후보로서 인기를 과시한 존 에드워즈, 북한 문제라면 발벗고 나서는 빌 리처드슨 뉴멕시코 주지사, 30년 경력의 민주당 외교전문 상원의원인 델라웨어의 조셉 바이든 의원 등이 꾸준히 거론되고 있다.

정치참여는 관심이 있어야 이루어지고 관심은 흥미에서 비롯된다. 선거방식이나 후보의 신상에 관해서 알지 못하면 흥미가 있을 수 없고 선거를 통한 정치에 대한 관심을 기대하기 힘들다. 한국에서 바라다보는 미국의 대권경쟁이 미국 시민의 입장에서 보는 관점과 크게 다를 수가 있다. 적지 않은 뉴욕동포사회 우리말 매체가 미국의 대선전을 한국매체를 통해서 보도하지 않고 미국인의 관점을 갖고 동포들에게 홍보하면 동포들의 미국 정치에 대한 관심이 높아갈 것이다.

필자

김동석 미 뉴욕.뉴저지 한인유권자센터 소장 ⓒ 김홍국 기자


김동석 미 뉴욕.뉴저지 한인유권자센터 소장 겸 본지 편집위원은 1985년 미국으로 건너간 뒤 한인들의 정치 참여를 통한 권리 찾기와 한인들의 정치적 위상 높이기를 목표로 93년 뉴욕 등 미 동부 대도시에 ‘한인유권자센터’를 만들어 14년째 활동해온 대표적인 정치 비정부기구(NGO) 운동가다.

한인들의 정치력을 높여온 김 소장의 헌신적인 노력으로 93년 당시 7%에 불과하던 한인들의 평균 투표율은 2004년 25%로 뛰어올랐고, 미국의 상원과 하원의원들이 한국어 정치광고를 할 정도로 한국의 위상을 높임에 따라 워싱턴 정가에서 미국 정치에 영향을 미치는 대표적인 한국인 출신 시민운동가로 꼽히고 있다.
김동석 미 뉴욕.뉴저지 한인유권자센터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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