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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최초의 '9.11 영화' 개봉 앞두고 찬반 논란

미국인들 "영화화하기에는 너무 빠르다" 반발도

미국에서 9.11 사태를 다룬 영화 <유나이티드 93> 예고편이 상영되자 많은 미국인들이 영화화하기에는 너무 이르다며 분노하는 등 미국내에서 논란이 일고 있다.

9.11 사태 다룬 최초의 영화 <유나이티드 93>

<뉴스위크> 최신호에 따르면, 오는 28일 미국에서 개봉될 영화 <유나이티드 93>의 예고편은 아름다운 아침 하늘을 배경으로 시작한다. 그러나 곧이어 비행기가 쌍둥이 무역센터를 들이받는 장면이 나오자마자 관객들은 이 영화가 무엇을 다룬 영화인지를 알게 된다. 영화 제목인 유나이티드 93는 테러범에 납치돼 무역센터에 충돌했던 비운의 여객기를 가리킨다.

9.11사태를 다룬 유선장송 프로그램은 있었지만 영화로서 9.11사태를 다루는 것은 이번이 최초이다. <뉴스위크>는 "이 영화가 많은 사라들에게 감정적 논쟁을 불붙일 것으로 보인다"며 "이 영화가 만들어지지 말았어야 하는가에 대한 의견이 벌써부터 분분하다"고 전했다. 이 잡지는 아울러 9.11사태 5주년을 맞아 이 영화 외에도 몇 편이 이 사건을 주제로 제작 중이라고 전했다.

영화 '유나이티드 93'의 예고편ⓒ유니버설


실제로 지난 주 이 영화 예고편이 헐리우드 영화관에서 상영되자 대다수 관객들은 "9.11사태를 영화로 만들기에는 너무 이르다"고 분노했다. 참사가 발생했던 뉴욕의 반응은 이보다 더 강해 한 영화관은 예고편 상영을 중지하기에 이르렀다.

예고편을 상영한 영화관 매니저인 케빈 아도하는 "한 여성은 울면서 아직 이 영화를 상영하면 안 된다"고 울부짖으며 "뭔가 잘못됐다, 사람들이 이 영화를 받아들일 준비가 되지 않았다"고 했다고 전했다. 사고 당시 국제무역센터 근처에 있던 아니다 소텔로(47)는 "이런 영화를 보는 것은 아픔"이라면서 "오랜 시간이 지나도 나에게 이 영화는 너무 이르다"고 말했다.

그러나 일부 관객들은 영화가 9.11사태를 기억할 수 있게 해 준다며 긍정적 입장을 보이기도 했다. 안토니 리처드슨(17)은 "영화가 볼만하다"면서 "너무 빠르거나 자극적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이 영화는 우리에게 그 일을 기억하게 해준다"고 말했다.

희생자 가족들 삶과 경험을 공유하고 싶다

관심을 끄는 것은 피해자 유족들의 반응. 이들의 반응은 긍정적이다.

<뉴스위크>는 "영화의 소재가 된 유나이티드 항공 93편의 희생자 가족들은 영화제작을 통해 자신들의 삶과 경험을 공유하고자 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그들의 반응을 전했다.

영화를 제작한 폴 그린그래스도 "이 영화를 만들기 전, 모든 희생자 가족을 만나 영화제작에 대한 동의를 얻어냈다"며 "영화의 완성도를 위해 노력했다"고 밝혔다. 그는 "희생자 가족이 영화의 사실성을 높이기 위해 심지어 희생자가 입고 있던 옷까지 상세히 설명해 줄 정도였다"고 회고했다.

과연 이달말 이 영화가 개봉될 때 미국관객들이 어떤 반응을 보일지 지켜볼 일이다.
임지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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