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첼시, EPL 3연패 '적색경보' 발령

라이벌 맨유 '무결점' 선두질주, '캡틴' 존 테리마저 부상으로 장기결장

조르제 무리뉴 감독이 이끄는 '호화군단' 첼시의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3연패 전선에 짙은 암운이 드리워졌다.

첼시는 27일 새벽(한국시간) 설기현의 소속팀인 레딩FC와의 홈경기에서 경기 종료를 불과 5분 남겨둔 시점에서 어이없는 자책골로 동점을 허용하며 2-2 무승부를 기록, 승점 3점을 추가할 수 있는 기회를 날려버리고 승점 1점을 얻는데 그쳤다.

이로써 첼시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와의 EPL 선두경쟁에서 또 다시 한 걸음 뒷걸음질치며 2점차까지 좁혀졌던 승점차가 4점차로 벌어졌다. 특히 상대가 ‘EPL 새내기’ 레딩이었고, 원정경기도 아닌 홈경기에서 기록한 무승부로 승점차가 벌어져 첼시로서는 더욱 더 아쉬움이 남는 경기였다.

올 시즌이 개막하기 전까지만 하더라도 첼시의 EPL 3연패를 의심하는 전문가는 그다지 많지 않았다. 첼시는 기존의 화려한 멤버구성에다 이탈리아 세리에A로부터 영입한 ‘득점기계’ 셰브첸코, 독일 분데스리가로부터 영입한 특급미드필더 미하엘 발락의 존재로 인해 더욱 더 견고한 철옹성을 연상시키게 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셰브첸코는 EPL 무대적응에 어려움을 겪으며 득점력 빈곤에 시달리고 있고, 발락은 셰브첸코에 비해 그 정도가 낫다고는 하나 첼시의 기대에는 한참이나 모자란 모습으로 기존의 멤버들과 조화를 이루지 못하고 있다. 시즌이 거의 반환점을 돌 시점이 되었음에도 이러한 흐름에는 좀처럼 변화의 조짐이 보이질 않는다. 그나마 기존의 멤버인 프랭크 람파드, 디디에 드로그바의 분전으로 첼시는 EPL과 챔피언스리그 등 주요경기에서 그 위상을 유지하고 있을 뿐이다.

무리뉴 감독은 여전히 기회가 있을 때 마다 EPL 3연패를 호언장담하고 있지만 상황은 그리 밝은 편이 아니다.

특히 잉글랜드 대표팀의 주장이자 첼시의 수비라인의 핵심선수인 존 테리가 부상으로 수술대에 오를 가능성이 있고, 수술을 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부상회복에 필요한 시간이 적지 않을 것으로 보여 탄탄한 수비를 전술운용의 기본으로 삼고 있는 첼시의 현 상황은 그야말로 위기라고 할 수 있다. 레딩과의 홈경기에서 두 골을 허용하며 2-2 무승부를 거둔것도 어찌보면 테리의 공백으로부터 비롯된 수비라인의 불안이 주된 원인이었다고 볼 수 있다.

설상가상으로 지난 시즌 중하위권 팀들에게 종종 졸전을 펼치며 승점을 까먹으며 첼시를 도와주던 맨유가 이번 시즌에 들어서는 그야말로 매 경기 무결점의 경기를 펼치며 시즌 초반부터 자리잡은 선두의 자리에서 내려올 생각을 안하고 있다. 현재 맨유와 첼시와의 승점차가 불과 4점이지만 그 4점이라는 차이가 결코 적게 느껴지지 않는 이유는 난공불락의 요새 같은 맨유의 전력 때문이다.

특히 맨유는 라이언 긱스, 폴 스콜스, 군나 솔샤르 등 노장선수들과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마이클 캐릭 등 신세대 선수들이 경기를 거듭할수록 절묘한 조화를 보여주고 있고, 부상에서 복귀한 박지성이 이에 가세하면서 전반기의 여세를 그대로 몰고 갈 것으로 보여져 무리뉴 감독의 말처럼 현재 맨유가 첼시의 선두자리를 잠시 임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 것이 사실이다.

결국 첼시가 EPL3연패에 성공하기 위해서는 맨유의 실수를 바라기 보다는 지난 시즌 보여줬던 강인함을 되찾아야 하는데 고비때마다 터져 나오는 크고 작은 악재들로 인해 최상의 전력을 회복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축구를 ‘신사의 스포츠’가 아닌 경박스러운 ‘머니게임’으로 만든 장본인으로 지목 받으며 잉글랜드는 물론 유럽의 모든 축구클럽들의 ‘공공의 적’이 되어버린 첼시가 이번 시즌 EPL 3연패 달성에 실패한다면 첼시로서는 돈은 돈대로 버라고 스타일은 스타일대로 구기는 꼴이 되어 이만저만 망신이 아닐 수 없다.

오만방자함에 가까운 자신감으로 똘똘뭉친 무리뉴 감독이 이 난관을 어떻게 헤쳐나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임재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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