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정권, 美 MD훈련에 몰래 참여해왔다"
홍익표, 美문서 3건 공개. 김관진 국방 "기억 안난다"
홍익표 민주당 의원은 11일 오후 대정부질문에서 올해 3월 제임스 밀러 미 국방차관의 미 국방보고서, 올해 5월 매들린 크리던 미 국방차관보의 미 하원 군사위 증언록, 2012년 8월 미 해군성 공식문서 등 미국 국방부 문건 3건을 공개했다.
우선 제임스 밀러 국방차관의 미 국방보고서를 보면 미국의 국제통합미사일방어훈련인 '님블타이탄'(Nimble Titan) 훈련이 상세히 소개돼 있으며 "님블 타이탄 훈련은 나토를 포함해 14개 국가가 참여하고 있다"고 명시돼 있다. 그런데 14개국에 한국과 호주가 포함돼 있었다.
매들린 크리던 미 국방차관보의 미 하원 군사위 증언록에도 "일본, 한국, 미국은 지난 해(2012년) 여름, 다국적 퍼시픽 드래곤 군사훈련을 통해 탄도미사일 요격 훈련을 성공적으로 착수했다"고 기록돼 있었다.
미 해군성 공식문서에는 "2012년 6월 MD훈련의 일환으로 FTM-18과 퍼시픽 드래곤 훈련을 했다"고 구체적인 MD 훈련 일자가 적시돼 있었다.
3건의 미 보고서는 하나같이 한국이 미국의 MD 방어 훈련에 참여했다는 것으로, 이는 그동안 미국의 MD 훈련에 우리군이 참여한 적이 없다는 우리정부의 해명과 정면 배치되는 내용이다.
미 MD체제 가입문제는 지난달 한미정상회담에서도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
버락 오바마 미대통령은 회담후 "우리는 안보동맹 현대화를 지속적으로 추진하기로 합의했다"며 "방어 역량과 기술, 미사일방어체제(MD)에 투자하고 있으며, 이는 양국 군의 공동운용을 가능하게 하고 있다"고 말하면서 한국이 MD에 참여하는 것으로 해석되자 국방부가 즉각 진화에 나섰다.
국방부는 "우리 군은 하층 방어 위주의 한국적 미사일방어체계(KAMD)를 구축 중"이라며 미국식 MD에 우리나라가 참여하는 것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한마디로 중국을 겨냥할 수 있는 다층 방어체제의 미국식 MD가 아니라 북한의 미사일 요격만을 겨냥하는 하층 궤도 타격 위주의 KAMD를 구축하는 것은 엄연히 다르다는 주장이었다.
그러나 홍 의원이 공개한대로 정부의 그간 해명과 달리 미국 내 보고서에서는 이미 수차례에 걸쳐 한국이 미국의 MD 훈련에 동참해왔다는 기록이 나옴에 따라 파문이 일 전망이다.
실제로 한국이 미국의 MD 훈련에 암암리에 동참해왔다는 의혹 보도가 일전에도 나온 바 있다.
<연합뉴스> 보도채널 <뉴스Y>는 지난 3월 26일 "한국, 미국 그리고 일본이 지난 해 한반도 인근 해역에서 미사일방어 관련 연합 훈련을 실시한 것으로 밝혀졌다"며 "퍼시픽 드래곤(PACIFIC DRAGON)이라는 이 훈련에서 삼국은 적국에서 발사된 탄도 미사일 추적 능력 향상에 중점을 뒀다. 훈련 결과에 만족한 미국이 올해도 비슷한 훈련을 추진하고 있고, 정례화 하는 방안까지 고려하고 있다고 소식통이 전했다"고 보도했다.
김관진 국방장관은 이에 대해 "MD와 관련해 합동훈련을 한 적이 없다"고 부인했다. 그러나 홍 의원이 관련 자료를 제시하며 거듭 몰아부치자 김 장관은 "제가 여러 업무를 담당하고 있기에 지금 제대로 기억이 안난다. 미리 자료를 주셔야 파악이 가능하다"면서도 "우리가 MD훈련에 참가한다고 해서 미국의 MD계획에 참가한다는 건 아니다"라고 한발 물러섰다.
홍 의원은 "국방부가 과연 대통령께 이 사실을 어떻게 보고했는지는 모르겠지만 국방부는 지금 해당 사실을 왜곡하고 호도하고 있다"며 감사원 감사를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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