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하 "안철수, 하는 걸 보니 깡통"

"지금은 여성 리더십이 필요한 시대"

2012-11-06 14:3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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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하(71) 시인이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로부터 국민대통합위원장 제의를 받았다가 거절한 내막을 밝히면서 안철수 후보를 혹독하게 비판, SNS 등에서 논란이 일고 있다.

5일 중앙일보 종편 JTBC에 따르면, 김 시인은 이날 밤 방영된 JTBC의 뉴스9 '출동인터뷰'에서 친구인 김중태(박근혜 캠프 통합부위원장)씨가 자신에게 위원장을 맡아달라고 요청하기 위해 5차례나 찾아왔었으나 "난 시인이야, 꺼져. 정치는 너나 잘해"라고 돌려보냈다고 밝혔다.

그는 김씨를 통해 박근혜 후보가 직접 찾아오겠다고 해 "원주에 오면 제일 먼저 박경리 동상에 인사하고, 베론성지로 가서 지학순 주교 묘소에 참배하며 유신이 잘못됐다는 거 사과하고, 그 다음에 우리 마누라한테 그동안 고생시킨 거 미안하다고 해야 한다. 그런 뒤 만나달라면 그때 판단하겠다고 했지"라고 말했다고 밝히며 "유신 때 내가 중앙정보부 지하실에서 고문 당하고, 우리 식구 고통 당한 것, 그런 걸 그냥 말로만 미안하다고 하면 되나"라고 덧붙였다.

그는 또한 김씨에게 "박 후보는 아버지 박정희 대통령보다 어머니 육영수 여사를 닮은 부드럽고 따뜻한 정치를 해야 하며, 여성 대통령론을 내세워야 된다"고 말해줬다고 전하며, 또 "과거(5·16과 유신)에 대해 잘못했다고 분명하게 선을 그어 아버지를 벗어나야 한다"고도 조언을 해줬다고 밝히기도 했다.

그는 그 뒤 박 후보가 유신이 잘못됐다고 사과하고 여성 대통령론을 강조하더라면서, '도움을 줄까' 생각했으나 부인 김영주씨가 말려 접었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 과정에 "무엇보다 이 시절이 여성의 시대야. 여성 리더십이 필요한 시대란 말이요"라고 박 후보에게 우호적 발언을 하기도 했다.

그는 박정희 전 대통령에 대해서도 "내가 용서한 적 없어요"라면서도 "다만 지금은 욕은 안 해. 박 대통령도 이 민족 밥 먹게 하려고 애쓰고, 산에 푸른 나무 들어서게 하려고 애썼다고 할 뿐이지"라고 유연한 평가를 했다.

그는 반면에 지난 7월 <중앙SUNDAY>와의 인터뷰에서 가장 자질이 뛰어나다고 호평했던 안철수 후보에 대해선 "그땐 잘 몰랐어. 촛불의 주역인 2030들이 인터넷을 통해 안철수가 괜찮은 사람이라 하고, 그게 4060으로 이어져 박원순 시장을 탄생시키고, 그래서 뭐가 있겠구나 생각했지"라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이어 "촛불에서 기대하는 것처럼, 바이러스 치료하는 것처럼, 우리나라에 필요한 자질이 있겠구나, 세계적 확장 융합과 민족적 절제의 리더십의 가능성을 가진 걸로 봤는데, 정작 후보가 돼서 하는 걸 보니 깡통이야"라며 "무식하단 뜻이 아니고 그런 거랑 거리가 멀다, 기대에 못 미친다 이 말씀이예요"라고 혹평을 했다.

엄수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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