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 초비상, "이러다 정말 0-5로 패할라"
심상치 않은 4.29 막판 기류에 초긴장, 참패시 거센 후폭풍
홍준표 "예측불허의 혼전 양상"
홍준표 원내대표는 24일 4.29 재보선 판세와 관련, "결과가 어떻게 날지 장담하기 이른 혼전 양상"이라고 토로했다. 홍 원내대표는 이날 mbn `정운갑의 집중분석'에 출연, "인천 부평과 경주는 박빙세고, 울산 북구는 우리가 좀 유리하고 전주는 열세"라며 이같이 밝혔다.
한나라당 지도부가 이처럼 4.29 판세에 대해 공개리에 자신감없는 얘기를 한 것은 홍 원내대표가 처음이다. 박희태 대표 등 한나라당 지도부는 그동안 5곳의 재보선 중 전주 2곳을 제외한 3곳에서의 승리를 호언해왔기 때문이다.
홍 원내대표가 이처럼 위기감을 드러낸 것은 선거 막판 판세가 심상치 않게 돌아가기 때문이다.
우선 박대동 한나라당 후보가 선두를 달리던 울산의 경우 진보신당-민주노동당이 극적으로 후보단일화에 합의하면서 판세가 확 뒤집힐 분위기다. 대다수 여론조사는 진보 후보단일화가 될 경우 진보단일후보가 압승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기 때문이다.
부평 을도 간단치 않다. 한나라당은 선거운동 초기만 해도 정동영 탈당과 박연차 비리 수사로 수도권 민심이 돌아서면서 부평 을에서 쉽게 승리를 거둘 것으로 낙관했다. 그러나 지금 분위기는 그게 아니다. 예측불허의 팽팽한 접전이 펼쳐지고 있다. 같은 수도권의 시흥시장 선거도 마찬가지 분위기다.
친이-친박이 재격돌한 경주도 상반된 여론조사가 속출하는 등 도통 '물밑 민심'을 알 수 없어 초조하긴 마찬가지다.
실제로 <폴리뉴스> 여론조사 같은 경우는 5곳 모두에서 적극적 투표층에선 한나라당이 밀리고 있다는 조사결과가 나오기까지 했다. 한나라당에 초비상이 걸린 것도 당연하다.
한나라당 "초미니 선거에 불과할뿐"
한나라당의 초조함은 조윤선 한나라당 대변인의 24일 논평에서도 드러났다.
조 대변인은 민주당의 시흥시장 불법 선거운동을 거론하며 "선거에 이기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민주당의 모습이 참 초라하다"며 "이렇게 '초미니 선거'를 앞두고도 마치 대선을 방불케 하는 네거티브 공세를 벌이고, 뒤로는 잡범 수준의 부정선거를 일삼는 민주당, 이런 민주당의 행태는 반성해야 한다"고 맹비난했다.
여기서 주목할 대목은 '초미니 선거'라는 표현이다. 선거에서 참패하더라도 지도부 인책론 등 후폭풍을 최소화하기 위한 사전포석이 아니냐는 해석을 낳는 대목이다.
홍 원내대표도 앞서의 mbn과의 인터뷰에서 무소속 돌풍시 제기될 지도부 책임론과 관련, "전주에서 정동영-신건 후보가 돌풍을 일으키면 야당 지도부에 대한 책임론이 부각되겠지만, 경주의 경우 여당 지도부에 책임을 묻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경주에서 한나라당 후보가 패하더라도 이는 '정종복 공천'을 주도한 이상득 의원 책임이지 당 지도부 책임은 아니라는 의미인 셈이다.
하지만 한나라당 지도부도 4.29 재보선에서 참패하면 후폭풍에서 자유롭지 못할 것이란 점을 잘 알고 있다. 당장 각종 책임론이 비등하면서 당대표 교체를 위한 조기 전당대회 소집 요구까지 제기될 공산이 크다.
대선 방불케 하는 총력전, 참패시 정부여권 역학관계 요동칠듯
그런만큼 한나라당 지도부는 자칭 '초미니 선거'에 대선 못지않게 당력을 총집결하는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울산의 경우는 진보 후보단일화에 맞서 보수 후보단일화를 추진하고 있다. 총대는 이 지역에 영향력이 큰 정몽준 최고위원이 맡고 있다. 영남권 친박 의원들도 울산 지원유세에 적극 나서고 있다. 울산 지원유세마저 안할 경우 선거 참패 책임의 일단이 친박계로 집중될 위험성을 사전차단하기 위한 암중 포석으로 풀이된다. 친박 무소속 이광우 후보는 24일 박대동 한나라당 후보 지지를 선언하며 후보사퇴를 하기도 했다.
이밖에 부평을과 경주에는 당 지도부와 한나라당 의원들이 거의 총출동해 대선을 방불케 하는 총력전을 펴고 있다. 이 과정에 '관권선거' 논란에도 불구하고 GM대우 등에 대한 정부의 지원사격까지 동원하고 있다.
한나라당이 이처럼 총력전을 펼친 결과, 전패하지 않는다면 앞서 사용한 '초미니 선거'라는 논법으로 후폭풍을 빗겨나갈 수 있을 전망이다. 그러나 전패한다면 그후 상황은 예측불허다.
당 지도부 책임론, 이상득 책임론, 친박 책임론 등이 빗발치면서 자중지란에 빠져들고, 그 와중에 여권의 권력지형 자체가 크게 뒤바뀔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또한 여권 일각에서 흘러나오는 청와대 비서진 및 비경제부처 개각설 등이 맞물리면서 정부여권 전체가 요동칠 가능성도 있다.
4.29 재보선은 비록 한나라당 표현대로 '초미니 선거'이나, 이명박 정부 출범후 처음 치러지는 중간평가적 선거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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