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준 교육부총리가 제자의 학사논문을 표절했다는 의혹에 이어 동일논문을 2개의 연구실적으로 보고한 것으로 드러나 '도덕성 논란'에 휩싸이자, 한나라당과 민주노동당이 즉각 김 부총리의 자진사퇴를 압박하고 나섰다.

한나라당의 나경원 대변인은 27일 "이 정도의 의혹만으로도 김 부총리의 권위는 땅바닥에 떨어졌다"며 "김병준 교육부총리의 표절 논란은 진실을 제대로 규명하여 우리 학계가 올바로 나아가는 길을 모색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나 대변인은 이어 "제2의 황우석 사태를 예방하기 위해서도 국회 교육위 차원에서 전문가들에게 의뢰, 신속하게 조사활동을 전개해야 한다"며 "그 이전에 김 부총리가 스스로 고백하고 문제가 있다면 깨끗이 사퇴하는 것이 도리일 것"이라고 김 부총리의 사퇴를 거듭 촉구했다.

한나라당 정책위원회는 이날 오후 '표절예방과 학문윤리 정착'을 주제로 긴급 정책간담회를 갖기도 했다. 전재희 정책위의장은 "최근 교육부총리의 논문표절 사건이 큰 파장을 일으키고 있는 가운데, 우리 사회에서 표절을 예방하고 학문윤리를 정착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간담회를 열게 됐다"며 김 부총리 사퇴를 우회적으로 압박했다.

민주노동당의 박용진 대변인도 이날 국회 브리핑에서 "김병준 부총리는 황우석 박사의 줄기세포 논문조작 사건 당시 '황금박쥐'라는 모임을 만들어 물의를 빚더니 이젠 '논문복제'라는 희한한 방법으로 사회적 문제를 불러 일으키고 있다"며 "스스로 책임지는 태도가 필요하다"고 김 부총리의 사퇴를 촉구했다.

하지만 김 부총리가 자진사퇴할 가능성은 매우 희박해 보인다. 김 부총리는 이날 오전 기자간담회에서 "교육에 관해 생각하고 고민해온 것들은 해볼 수 있도록 기회와 도움을 달라"며 사실상 사퇴의사가 없음을 분명히 했다.

청와대 역시 김 부총리의 사퇴에 부정적이다. 정태호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김병준 교육부총리가 논문표절 의혹에 이어 논문을 중복 제출한 사실이 드러났지만 김 부총리가 스스로 충분히 설명을 한 만큼 청와대에서는 특별히 밝힐 것이 없다"고 말했다.

과연 청와대와 김 부총리가 언제까지 버틸지 예의주시할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