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MB', 지지율 20%후반으로 폭락
보름새 20%p 폭락, 총체적 국정운영 혼선에 '준 레임덕'
여의도연구소 "李대통령 지지율 20%대 후반으로 급락"
7일 한나라당 공식 여론조사기관인 여의도연구소에 따르면, 지난 5일 실시한 정례 여론조사결과 이 대통령 지지율이 지난달 30일 조사때보다 10%포인트 급락하면서 20%대 후반으로 나타났다. 전국민을 불안에 떨게 만든 광우병 공포가 이 대통령에게 직격탄으로 작용한 셈.
이 대통령 지지율은 4월23일 조사때는 40%대였다가 청와대 수석들의 부동산투기 파문으로 10% 급락해 30%대 후반으로 밀렸다가, 또다시 일주일만에 10%포인트가 빠지는 급락 양상을 보이고 있다. 보름새 무려 20%포인트나 폭락한 셈이다.
한나라당 지지율도 동반폭락해 30%에 머물렀다. 지난해 대선때 50%를 넘었던 지지율과 비교하면 한나라당 지지율도 거의 반토막난 셈이다.
20%대 지지율은 사실상의 레임덕, 정권초 초유의 사태
통계학자들은 대통령 지지율 30%를 국정운영의 마지노선으로 부르며, 지지율이 이 아래로 떨어지면 레임덕이라 부른다. 지금 미국의 조지 W. 부시 미대통령이나 일본의 후쿠다 총리 등도 모두 지지율이 20%대에 머물며 극심한 레임덕을 겪고 있다.
심각한 문제는 이명박 대통령의 경우 취임한지 70일만에 '준(準)레임덕'을 맞고 있다는 사실이다. 한국 정치사상 초유의 사태다.
최근의 지지율 폭락은 미국산 쇠고기 전면개방의 후폭풍 성격이 짙다. 여론조사 결과, 국민의 77%가 재협상을 요구할 정도로 쇠고기 협상에 대한 불신과 불안은 극에 달하고 있다. 인터넷상에서 탄핵 서명자가 120만명을 넘어선 것만 봐도, 얼마나 이 대통령에 대한 불신이 극에 달했나를 보여주고 있다.
그러나 이 대통령 지지율이 이처럼 급락한 원인은 단지 광우병 공포 때문만은 아니다. 대통령 당선후 보여준 이 대통령의 국정운영에 대한 불만이 광우병을 매개로 폭발했다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끊임없는 각료-수석들의 부동산투기 파문과 이에 대한 미온적 대응, 영어몰입교육 논란을 필두로 한 '학교의 학원화' 우려를 낳은 교육정책, 성장을 위해 물가를 희생시킨 강만수 경제팀의 환율개입 등 구시적 경제운영, 부처간 갈등에 따른 통행료 인하 백지화 등 갈팡질팡 정책집행, 국민적 저항에 직면한 한반도 대운하에 대한 미련, 남북관계 악화, 친박 복당을 둘러싼 여권내 지리한 갈등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이 대통령은 사상 최악의 위기를 자초한 양상이다.
YS 정권은 '지지율 50%'를 적신호로 간주
이 대통령도 상황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대통령은 6일 "요즘 밤잠을 설치고 있다"고 토로하기도 했다. 하지만 동시에 "모든 것이 단시간에 이뤄질 수는 없겠지만 힘들다고 해서 결코 정도를 포기하지는 않겠다"는 말도 했다. 최근의 상황을 '정도'를 걷는 과정의 진통 정도로 해석하는 게 아니냐는 관측을 낳는 발언이다.
김영삼 정권때 청와대에 근무했던 고위인사는 이와 관련, "YS는 '지지율 50%'를 적신호로 간주했다"고 전했다.
그는 "취임초 80% 지지율은 허수로, 국정운영을 시작하면 지지율은 하락하게 마련"이라며 "그러나 지지율이 60% 아래로 떨어지면 50%가 깨지지 않도록 비상을 걸고 개혁을 단행했다"고 말했다. 그는 "취임초의 하나회 숙정, 그리고 1년뒤 금융실명제 실시 등이 이같은 위기관리 프로그램에 따른 것이었다"고 예시하며 "국민과 싸워 이길 장사는 없다. 국민을 감동케 하는 게 위기탈출의 첩경"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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