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사들의 예측조사와 달리 실제 개표가 진행되면서 영남권에서 '박풍'이 거세게 불고, 충청권에서는 자유선진당이 선전하면서 한나라당이 모든 국회 상임위를 장악할 수 있는 절대안정 의석인 '168석' 달성이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와 주목된다.
전체 개표가 절반에 가까운 48%가량 진행된 9일 밤 9시 현재, 한나라당은 245개 선거구 가운데 132개소에서 1위를 달리고 있다.
이어 민주당이 64개, 무소속이 26개, 자유선진당이 14개, 친박연대가 6개, 민주노동당이 2개, 창조한국당이 1개소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다.
이같은 개표 상황은 당초 한나라당이 최대 178석을 차지할 것이라던 KBS-MBC 예측조사 결과와 상당한 차이를 보이는 결과다. 한나라당이 비례대표를 최대 30석을 차지한다 할지라도, 168석 달성은 힘들 것이라는 게 지배적 관측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KBS는 개표 방송과정에 "수도권에서는 예상대로 한나라당이 강세를 보이고 있으나 충청권에서 선진당이 예측조사보다 강세를 보이고, 친박계 무소속들과 친박연대가 예상 이상의 선전을 함에 따라 한나라당이 168석을 차지하기란 어려워 보인다"며 "165석 정도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실제로 밤 8시50분까지 개표 상황을 보면, 친박계 무소속 및 친박연대가 25석 전후의 초강세를 보이면서 한나라당의 아성인 영남을 초토화하고 있다.
특히 이 과정에 박사모 등이 낙선운동 대상으로 삼은 경남 사천의 이방호 사무총장과 이명박 대통령 최측근 박형준 의원, 오세경 변호사 등이 모두 낙마 위기에 빠져 이명박계를 크게 당혹케 하고 있다.
여기에다가 이명박계 좌장 이재오 의원도 문국현 창조한국당 후보에게 크게 뒤지며 낙마 위기를 맞고 있어, 이명박계 핵심부가 거의 초토화될 위기를 맞고 있다.
정가에서 '파라오의 저주'에 빗대 만들어진 '박근혜의 저주'가 현실로 나타나고 있는 양상.
이처럼 '박풍'이 거세게 불면서 한나라당이 '168석 확보'에 실패할 경우, 한나라당은 총선에서 과반수 이상을 획득하는 선전을 했으면서도 향후 정국운영을 박근혜 전대표측과 공조해야 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박 전대표의 지분을 인정해야 한다고 주장해온 이명박계 대표적 비둘기파인 이상득 국회부의장과 박 전대표간 대화가 본격화하면서 한나라당 역학관계에 일대 변화가 일 것으로 전망하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한나라당이 절대 안정의석 확보에 실패하고 친박 무소속이 초강세를 보이면서, '박근혜-이상득' 대화시대가 열릴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