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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KBS앞 지지자들 과열응원에 기자들 수난

현장 생중계하던 기자들 피켓에 맞고 주먹에 맞고

KBS는 6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주관하는 '17대 대통령선거 후보자 제1차 합동토론회'를 중계방송하다가 각 후보 지지자들의 과잉경쟁 때문에 방송사고를 내는 등 수난을 치러야 했다.

기자들, 결국 지지자들 피켓에 '퍽'

여의도 KBS 본관에서 진행된 이 날 토론회는 토론회 전부터 이례적으로 지지자들이 KBS 본관 앞에서 응원전을 할 수 있게 허락됐다. 이에 6명의 대선 후보자들을 지지하는 1천5백여명의 지지자들과 캠프 관계자들이 토론 시작 3시간 전인 오후 5시부터 몰려 한파 속에서도 치열한 장외 응원전을 펼쳤다.

이 날 토론회를 생중계한 KBS는 1백20분의 토론회를 끝낸 직후, 1시간 순연된 'KBS 9시 뉴스'를 방송하지 않고, 지지자들의 분위기를 보여주겠다며 마이크를 KBS 본관 앞으로 돌렸다.

KBS 본관 앞에서 임시 스튜디오를 마련하고 미리 대기하고 있던 KBS 정치부 기자 2명과 아나운서 1명은 곧바로 이번 토론회를 즉석에서 평가했다. 특히 중계방송을 하던 기자들은 가수들이 주로 뺨에 붙이는 '와이어리스 마이크'까지 차고나오기도 했다.

그러나 6명 후보 지지자들의 선전용 차량에서 흘러나온 로고송과 지지구호로 중계방송을 하는 기자들의 목소리는 제대로 전달되지도 못했다.

몇분간 시끄러운 현장 생중계가 계속되다 결국 사단이 났다. 중계방송을 하던 기자와 아나운서 뒤편으로 지지자들은 자신들이 지지하는 후보 이름이 적힌 피켓이 TV 화면에 더 잘 비춰지기 위해 과잉 경쟁을 하기 시작했다.

결국 모 특정후보의 이름이 적힌 피켓을 든 한 지지자가 여기자가 방송 멘트를 하는 도중 여기자의 얼굴 앞에다 피켓을 들이미는 바람에 여기자의 얼굴을 가격하는 볼썽사나운 모습이 그대로 생중계 화면에 포착됐다.

이같은 돌발상황에 중계를 하던 아나운서와 기자들은 몇 초간 아무말도 못했고, 카메라는 간이 스튜디오가 아닌 다른 곳으로 급히 돌아갔다.

이어 아나운서가 서둘러 마무리 멘트로 방송 중계를 마무리하려는 사이, 스튜디오 뒤편을 막지 않았던 현장 진행요원들은 그제서야 몰려든 지지자들을 막아서느라 분주하게 움직였다. 그러나 이같은 부산스런 장면 역시 고스란히 생중계 방송에 모두 담겼다.

지지자들끼리, 욕설 몸싸움 KBS 앞 난장판

하지만 이 날 방송사고는 예견된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이 날 토론회 직전 지지자들 사이에는 이미 주먹다짐까지 오가는 불상사가 생겼다.

특정 후보 지지자들이 토론회장 입장의 '형평성' 문제를 제기하며 선관위와 KBS측에 거세게 항의하는 과정에서 욕설과 심한 몸싸움이 벌어졌다. 비표를 소지하지 않은 경쟁 후보측 의원들의 토론회장 입장이 허용된 것이 화근이었다.

또다른 특정 후보가 토론회장으로 들어서는 과정에서는 KBS측 한 직원이 해당 후보를 둘러싼 기자들과 지지자들을 막아서다 누군가로부터 얼굴을 가격당하는 수난도 당했다.

끝내 KBS 본관 앞에는 때아닌 관할 경찰서장까지 출동해 상황을 정리해야만 했다.
김동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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