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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정동영-昌 가시돋힌 설전

BBK 검찰수사, 북핵 놓고 팽팽한 신경전, 독설 오가

6일 6명의 대선후보들이 처음으로 가진 중앙선거방송토론위원회 주관의 합동 토론회에서 이명박-정동영-이회창 후보 간 치열한 기싸움이 벌어졌다.

특히 정동영 대통합민주신당 후보는 이날 토론회 주제가 통일.외교.안보 분야였음에도 BBK 관련 검찰이 수사발표를 맹비난하며 이명박 후보를 겨냥했고, 이회창 무소속 후보도 이명박 후보의 말바꾸기를 지적하며 맹공을 폈다.

정동영 "거짓말 의혹에 휩싸인 후보와 토론 창피해"

정동영 후보는 인사말을 통해 "솔직히 이 자리에서 탈세, 위장, 각종 거짓말 의혹에 휩싸인 후보와 토론을 하는 게 창피스럽다"며 "미국 같으면 이 정도 드러난 의혹만 갖고도 이명박 후보는 TV 토론 자리에 앉을 수 없다"고 이명박 후보를 겨냥했다.

이명박 후보는 "정권교체할 날이 13일 앞으로 다가오고 있다"며 "부족한 저에게 적극적 지지를 보내준 분들께 감사드린다"고 검찰의 수사발표 이후 한층 여유로워진 모습을 보였다.

두 사람은 본격 토론에 들어가서도 치열한 공방을 펼쳤다.

정동영 "검찰, 국민 품으로 돌려 보냈더니 이명박 품에 안겨"

정동영 후보는 "이 정부 들어 검찰을 국민의 품으로 돌려 보냈는데 검찰이 그것을 악용해 이명박 후보 품에 안겼다"며 "김경준 씨의 메모를 보면 한국검찰이 이명박을 무서워한다고 했다. 경악할 일이다. 검찰이 불신의 대상이 됐다"고 검찰의 수사결과 발표를 맹비난했다.

그는 이명박 후보의 대북정책에 대해서도 "이명박 후보는 상황에 따라 말을 자주 바꿨다"며 "전쟁불사론에 가깝게 외치다가 대화가 시작되자 유화론을 지지한다고 했다가 이회창 후보가 출마하니까 그건 내 생각이 아니라고 했다. 국민들께서 이 후보의 말을 믿을 수 있을까 의문"이라고 비판했다.

정 후보의 거센 공세가 이어지자 이명박 후보는 "오늘은 정책을 토론하는 자리인데 정동영 후보는 전쟁을 하러 나온 것 같다"며 "평화주의자가 아닌 것 같다. 검찰을 믿지 않는다고 했는데 그 검찰을 누가 임명했나. 북조선 검찰이 하면 믿겠나"라고 비꼬았다.

대통령 후보자 1차 합동토론회가 열린 6일 서울 여의도 KBS 앞에 1천5백여명의 각 후보 지지자들이 자신이 지지하는 후보를 응원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회창 "이명박, 상황에 따라 말 바꿔. 진짜 보수 아니다"

이회창 후보도 이명박 후보를 겨냥, "남북관계에서 중요한 것은 지도자가 철학과 원칙을 갖는 것"이라며 "상황에 따라 이런 소리 저런 소리를 하면 풀어갈 수 없다. 그런 면에서 이 자리 가서 이 얘기, 저 자리 가서 다른 얘기를 하면 뿌리만 보수이지 진짜 보수가 아니다"라고 정체성을 공격했다.

이에 이명박 후보는 "왜 일관되지 않냐고 하는데 제 인터넷을 공부하면 알 것"이라며 "이회창 후보도 저의 일관된 정책을 검토하지 않은 것 같다. 출마하기 위한 변을 짜기 위해 그런 지 모르겠지만 제대로 보면 일관된 정책"이라고 반박했다.

이명박 후보 역시 정동영 후보를 향해 "개성공단 등 좋은 것은 자기가 했다고 하는데 인기가 떨어지니까 당명을 바꾸고 했다"며 "일관되게 신뢰가 있어야 한다"고 공세에 나서기도 했다.

북핵문제 등 대북관계에 대해 권영길 민주노동당 후보는 "북미관계가 변하는 국면을 활용해 평화협정으로 만들겠다"며 "남북이 주도해 북미간 갈등관계를 정상화한 외교관계가 수립되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회창 무소속 후보는 "북핵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분명한 원칙과 효율적 협상방법이 있어야 한다"며 "상호주의와 국제공조로 한반도 핵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특히 중요한 것이 상호주의"라고 주장했다. 이명박 후보는 "이회창 후보와 비슷한 생각"이라며 "북한의 핵폐기가 가장 화두인데 이는 국제공조를 통해 가능한 일이고, 한국정부도 적극 가담해야 한다. 그러나 인도적 지원은 해야 하고, 이와 함께 이산가족, 국군포로, 납북자 문제 등 인도적 협력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동영 후보는 "남북문제 관련 외교는 상대를 화나게 하지 않으면서 인내 있게 설득해 얻는 것"이라며 "저는 미국을 설득해 개성공단을 만들었고, 김정일을 설득해 6자회담을 만들었다. 그 실력으로 한반도 새로운 시대를 만들어가겠다"고 말했다. 이인제 후보는 "북핵문제를 확실히 제거한다는 목표로 할 것이고, 다만 평화의 원칙으로 하겠다"며 "생산적 햇볕정책을 계승해 북한이 개혁개방으로 갈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문국현 후보는 "북미수교를 통해 일괄처리함으로써 북미관계를 정상화하고 이를 계기로 남북이 경제적으로 연계되고 러시아, 캐나다, 미국과 연계하는 환동해경제협력으로 제2의 경제성장을 만들 수 있다"고 주장했다.

권력구조 개편과 헌법개정에 대해서도 각 후보의 의견차이가 드러났다.

이명박 후보는 "국민의 의사를 물어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명확한 답변을 피했고, 정동영 후보는 "4년 중임제가 상식"이라며 "그러나 국민의 요구가 있어야 개헌을 한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이인제 후보는 "분권형 대통령제로 가야 한다"고 답했고, 문국현 후보는 "4년 중임제가 옳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권영길 후보는 "권력구조를 바꾼다고 서민의 삶이 나아지나"라며 "저는 평화통일헌법, 민생헌법을 내세우고 있다"고 말했고, 이회창 후보는 "과감한 개혁과 획기적 분권화로 연방제에 준하는 국가구조로 바꿨으면 좋겠다"며 "이는 5~6개의 핀란드와 싱가포르를 합친 것이 될 수 있다"고 답했다.
이영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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