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베의 후예' 하일레 게브르셀라시에(에티오피아)가 2시간4분26초의 마라톤 세계신기록을 수립했다. 100m를 평균 17초에 주파한 경이로운 기록이다.

게브르셀라시에는 지난 30일 오후(이하 한국시간) 독일 베를린 시내 코스에서 열린 2007 베를린마라톤 남자부 풀코스 레이스에서 2시간4분26초에 42.195㎞를 주파해 2003년 9월28일 폴 터갓(케냐)이 같은 대회에서 세웠던 종전 세계기록(2시간4분55초)을 4년 만에 29초 앞당겼다.

육상 장거리에서 무려 24회나 세계기록을 경신하고 4회 연속 세계선수권대회 10,000ｍ에서 우승해 이미 육상 장거리의 세계 최강자로 군림해온 게브르셀라시에는 장거리 트랙종목 선수로서 지구력은 물론 뛰어난 스피드를 겸비한 선수로서 지난 2004년 아테네올림픽 이후 마라톤으로 전향, 전문가들로부터 세계기록 경신에 대한 기대감을 높여왔다.

특히 게브르셀라시에는 최적의 날씨의 도움속에 지난해에 이어 비교적 평탄한 코스로 평가받은 베를린마라톤 두번째 도전만에 세계신기록을 작성하는 데 성공했다. 베를린마라톤 사상 여섯 번째이자 2회 연속 세계신기록이 탄생했다.

에티오피아 선수로서 마라톤 세계신기록 작성은 1988년 로테르담마라톤에서 2시간6분50초를 뛴 벨라이네 딘사모에 이어 19년 만이며, 그 이전에는 올림픽(1964년 도쿄, 1968년 멕시코시티)을 두 차례 석권하고, 세계기록 역시 두 차례 경신한 '맨발의 마라토너너' 아베베 비킬라가 있었다.

게브르셀라시에는 출전료 25만유로와 우승 상금 5만유로, 기록 보너스 5만유로를 한꺼번에 벌어들였다.

그는 레이스 직후 현지 TV와 인터뷰에서 "어떻게 해냈는지 물어보지 말라. 정말 특별한 기분일 뿐이다"면서 "바람이 약간 불었지만 모든 것이 완벽했다. 연도에서 응원해준 모든 독일 국민에게 감사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한편 이번 대회 여자부에서는 게브르셀라시에와 같은 에티오피아의 게테 와미(2시간23분17초)가 우승해 에티오피아가 남녀부문을 모두 석권하는 기염을 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