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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랍자 19명 귀국, 가족과 감격의 재회

피랍자들 "조국과 국민에게 큰 빚을 졌다" 사과

탈레반에게 잡혔던 한국인 19명이 피랍 후 45일만인 2일 오전 6시35분께 대한항공 KE952편으로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이들은 곧바로 병원으로 옮겨져 가족들과 감격의 회동을 했다.

1일 밤 9시50분께(한국시간) 두바이공항에서 인천행 항공기에 탑승한 이들은 2일 아침 인천공항에 도착해 입국 수속을 마치고 오전 7시께 입국장에 들어서 간단한 기자회견을 했다. 이들의 귀국행 비행기에는 김만복 국정원장 등 정부 관계자들도 동행했다.

피랍자 대표 유경식씨는 낭독문을 통해 "사랑을 나누기 위해 갔는데 국민에게 심려를 끼쳐드리고 정부에 부담을 주게 돼 대단히 죄송하다. 염려해주신 국민 여러분께 감사드린다"며 "조국과 국민에게 큰 빚을 졌다. 우리 모두 앞으로 국민 여러분의 기대에 부응하는 삶을 살아가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유씨는 "이 자리에서 석고대죄해야 마땅하지만 열악한 환경에서 40여일을 지냈고 배 목사와 심씨가 무참히 살해됐다는 소식을 접한 뒤 큰 충격을 받았다"며 "안정을 취한 뒤 국민께 모든 것을 소상히 말씀드리겠다"고 말했다.

유씨는 "또한 이 자리를 빌어 저희와 함께 돌아오지 못한..."이라며 탈레반에게 살해된 배형규 목사와 심성민씨에 대한 애도의 뜻을 표하는 순간 인질들 모두는 울먹였다.

이들이 대국민 사과 기자회견을 하는 동안 몇몇 기독교 신자들은 성경 구절이 적힌 푯말을 들고 나와 이들이 입국장에 들어서는 순간 일제히 박수와 환호를 보내면서 "형제자매들은 잘못한 것이 하나도 없다. 고개숙이지 말라"고 말해 주위의 눈쌀을 찌푸리게 하기도 했다.

피랍자들은 기자회견을 마친 뒤 미리 대기 중인 차량을 이용해 곧장 경기도 안양시 샘안양병원으로 향해, 병원 강당에서 이들을 기다리던 가족들과 감격의 재회를 했다.

병원 측은 정밀 검진과 함께 외상 후 스트레스장애 등 이들의 정신적 충격을 모두 치유하는데 최소 1~2주 가량 걸릴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최병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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