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당선인-박근혜 50분 회동. 尹 "죄송하다. 명예 회복토록"
尹 "취임식 참석해달라", 朴 "가능하면 참석하도록 노력"
윤석열 당선인은 이날 오후 2시께 권영세 인수위 부위원장 등과 함께 대구 달성군 유기읍에 위치한 박 전 대통령의 사저를 찾았고, 박 전 대통령측에서는 대구시장 선거에 출사표를 던진 유영하 변호사가 나와 반갑게 맞이했다.
윤 당선인은 곧 사저로 들어가 박 전 대통령과 약 50분간 비공개 회동을 가졌다. 회동 자리에는 권 부위원장과 유 변호사가 배석했다.
윤 당선인은 회동후 사저 앞에서 기자들과 만나 회동 내용에 대해 "아무래도 지나간 과거가 있잖나. 안타까움과 마음 속으로 갖고 있는 미안함을 말씀드렸다"고 밝혔다.
이어 "대통령님 건강에 대해 얘기를 했고, 지금 살고 계시는 생활에 불편하신 점이 없는 지에 대해 얘기를 나눴다"고 덧붙였다.
권영세 부위원장과 유영하 변호사는 대화 내용을 보다 상세히 전했다.
권 부위원장은 "정말 화기애애한 분위기에서 진행됐다"며 "과거에 특검 피의자로서 일종의 악연에 대해 윤 당선인이 죄송하다는 말씀과, 박 전 대통령의 좋은 정책과 업적이 있는데 제대로 알려지지 못한 정책을 계승하고 널리 홍보해 박 전 대통령의 명예가 회복될 수 있게 하겠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어 "당선인께선 정중하게 취임식 참석도 요청했고, 박 전 대통령도 '가능하면 참석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씀하셨다"고 밝혔다.
아울러 "당선인은 또 박 전 대통령이 서울 통원치료가 있을 때 경호 등에 대해 전직 대통령으로서 불편함이 없도록 경호처에 당부하겠다고 하셨다"고 덧붙였다.
유 변호사는 "당선인께서 박 전 대통령에 '면목이 없다' '늘 죄송했다' 이렇게 얘기를 하셨다"며 "박 전 대통령은 담담히 들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박 전 대통령은 많은 일이 있을 텐데 '윤 당선인께 좋은 대통령으로 남아달라'고 말하셨고, 윤 당선인은 많은 가르침을 달라'고 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박 전 대통령이 힘들 때마다 '서문시장'에 가서 기를 받았는데 당선인도 기를 받았다더라"라면서 "박 전 대통령이 대구 발전에 많은 관심을 가져달라고 당부했다"고도 덧붙였다.
이명박 전 대통령 사면문제가 거론됐는지에 대해선 "없었다"고 말했다.
윤 당선인은 이밖에 박정희 전 대통령을 거론하며 "박정희 대통령께서 당시 내각과 청와대를 어떻게 운영했는지 자료를 봤고 박정희 대통령을 모시고 근무한 분들을 찾아뵙고 국정을 어떻게 이끌었는지 배우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당선되고 나니 걱정돼서 잠이 잘 오지 않더라"라고 했고, 그러자 박 전 대통령은 "대통령 자리가 무겁고 크다"고 말했다.
한편 유 변호사는 "저희가 발표해 드리지 못한 내용은 속깊은 얘기"라면서 "속깊은 얘기라는 게 일단 언론에 보도되는 게 적절치 않은, 두분 간의 서로 믿고 할 수 있는 이야기를 나눴다는 정도로 정리할 수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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