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비례대표 후보들은 22일 자신들이 '더불어시민당' 후순위에 배치되는 것과 관련, 원외정당 후보들을 '듣보잡'이라고 비하하며 자신들의 선순위 배치를 주장해 원외정당들과의 충돌을 예고했다.
비례대표 4번인 고 김대중 전 대통령 3남 김홍걸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 대표상임의장은 이날 오후 당 지도부에게 이같은 내용의 비례대표 후보 20명 전원의 의견서를 전달했다.
이들은 "민주당 비례대표 후보로 선출된 우리 후보자들은 더불어시민당의 성공을 통해 문재인 정부 성공을 확고하게 뒷받침하는 성공적인 국회가 되길 진심으로 바라지만 현재 선거지형을 고려할 때 그 결과를 낙관하기 어렵다"며 "열린민주당이 친문인사들을 앞세우는 현실에서 민주당 당원과 지지자들을 결집할 수 없다"며 열린민주당 선전시 자신들이 대거 낙마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를 나타냈다.
이들은 그러면서 "당원과 지지자들은 과거 행적을 알 수 없는 '듣보잡' 후보들에게 왜 표를 줘야 하는지 이해하지 못하고 있으며, 그럴 바에야 열린민주당에게 투표를 하겠다고 한다"며 원외정당 후보들을 '듣보잡'으로 규정한 뒤, "이런 현실에서 당 지도부는 왜 80만 권리당원과 670명 중앙위원들이 선출한 우리 후보들을 단 한명이라도 더 당선시키기 위해 노력하지 않고, 오히려 뒷번호로 배치한다고 하느냐"며 11번부터 민주당 후보들을 배치하려는 지도부를 성토했다.
이들은 "더불어시민당 공관위는 오늘까지 후보 공모를 마감하고 후보자를 발표한다고 한다"며 "단 하루만에 급조되는 후보들을 내세운다면, 선거운동 기간 중에 어떤 논란이 벌어질지 아무도 장담하지 못한다"며 예기치 못한 부실후보 논란을 경고했다.
이들은 결론적으로 "급조된 후보로 선거운동 기간 중 발생할 논란과 지지율 하락의 위험을 차단하고, 검증된 민주당의 후보를 전면배치함으로써 문재인 대통령과 민주당을 지지하는 유권자들에게 '더불어시민당'이 유일한 여당 비례정당이라는 분명한 메시지를 줘야 한다"고 촉구했다.
비례대표 3번인 이수진 최고위원도 전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비례연합정당 쪽에서 어떤 검증 절차를 걸쳐 우리가 수긍할만한 휼륭한 분들이 온다면 모르겠지만 그렇지 않으면 굉장히 큰 리스크다. 사실 다 불안하다"고 말하는 등, 후보들의 불안과 불만은 폭발 직전이다. 일각에서는 일부 여론조사에서 나타나듯 열린민주당 지지율이 8%대에 달할 경우 민주당 비례후보 20명 가운데 3명만 당선될 수도 있다는 위기감을 드러내고 있다.
민주당은 이들 비례후보 20명에게 탈당서와 더불어시민당 입당서를 제출해달라고 통보한 상태다. 또한 더불어시민당에 참가한 4개 원외정당은 정당별로 2~3명의 후보를 추천한 상태이며 이와 별도로 시민후보들 공천도 받고 있는 상태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민주당 비례 후보들의 요구에 대해 "그러는 너희들은 물구나무라도 서봤냐?"라고 힐난한 뒤 "'듣보잡'들에겐 2~3석만 주고 자기들 10번 안쪽으로 배치해 달라는 얘기"라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