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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몽구 부자 사재 1조원 사회환원

현대차그룹 대국민 사과, "검찰조사 성실하게 받겠다"

비자금 등과 관련해 검찰의 수사를 받고 있는 현대차그룹이 정몽구 회장과 정의선 기아차 사장이 보유하고 있는 1조원 상당의 글로비스 주식을 조건 없이 사회에 환원하겠다고 밝혔다. 당초 "사회환원은 생각하지 않고 있다"던 정몽구 회장이 검찰의 강도높은 수사에 크게 물러난 모양새다.

현대차 그룹은 19일 서울 서초구 양재동 본사 사옥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최근 현대차.기아차 비자금 사태에 대해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 기업의 윤리적 의무를 다하기 위해 ▲정몽구 회장 부자 사재 1조원 상당 사회환원 ▲윤리위원회 설치 ▲기획총괄본부 조직 대폭 축소개편 ▲일자리 창출 및 협력사 지원 등의 사회공헌 방안을 실천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전갑 현대 기아차 기획총괄담당 부회장이 발표한 <국민 여러분께 드리는 말씀>에서 현대차는 “모범을 보여야 할 현대차그룹이 사회적 책임을 다하지 못하고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드린 것에 대해 머리 숙여 사과드린다"며 ”국민의 사랑과 성원으로 성장해 왔음에도 불구하고, 기대에 부응하지 못한 점에 대해 다시 한번 부끄러움과 송구한 마음을 금할 길이 없다"고 사과의 뜻을 밝혔다.

이 부회장은 “정몽구 회장은 한국 자동차 산업의 중흥을 위해 기업경영에만 전념하여 앞만 보고 달려왔으나, 현대차그룹에 대한 사회적 기대와 국민 여러분의 뜻에 부응하지 못한 점에 대해, 국민 여러분께 죄송한 마음을 금할 길 없다는 뜻을 밝혔다"고 우회적으로 정회장의 사과를 전달했다.

현대차 그룹은 구체적 사과의 뜻으로 그동안 경영권 승계 관련 의혹이 제기됐던 정회장 부자 소유의 1조원 상당의 글로비스 주식 전량에 대해 조건없이 불우이웃을 돕는 사회복지 재단에 기부키로 했다. 정몽구 회장은 글로비스 주식 1천54만6천주(28.1%), 정의선 사장은 1천1백95만4천주(31.9%) 등 총 2천2백50만주(60%), 금액으로 1조원 상당을 보유하고 있다.

현대차 그룹은 “글로비스가 앞으로 깨끗하고 건전한 기업으로 거듭나, 공정한 거래를 준수하고 경쟁력 있는 자동차 물류 전문기업으로 계속 성장, 발전해 나가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현대차 그룹은 사외이사와 외부 전문가로 구성된 윤리 위원회를 설치해, 주요 의사결정과정에서 비윤리적 요소를 사전에 차단하기로 했다. 또 이사회 및 감사위원회 기능의 실질적인 강화를 통해 의사 결정의 투명성을 높이기로 했다.

아울러, 기획총괄본부 조직을 대폭 축소 개편해, 계열사별로 자율 경영체제를 구축, 계열사 대표가 책임과 권한을 갖고 독립 경영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현대차 그룹은 현재 진행중인 검찰 수사에 적극 협조하고, 검찰 수사결과를 겸허히 받아들이고 그에 따른 책임을 감수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재계에서는 정몽구 회장 부자의 1조원 사재 출연으로, 정의선 사장으로의 후계상속 구도에 일대차질이 생긴 것으로 분석하며 향후 귀추를 주목하고 있다.
김홍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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