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 의원들 "정부, 북한 붕괴만 기다리고 있나"
계파 구분없이 꽉 막힌 대북정책 질타, "특사 보내고 정상회담하라"
특히 새누리당 의원들이 계파 구분없이 경직한 대북접근을 질타하면서 '대북특사' '비선접촉' '남북정상회담' 등을 촉구하고 나서, 박 대통령 임기 3년차에 남북관계 돌파구를 마련해야만 내년 총선에서 참패를 면할 수 있다는 위기감을 드러낸 게 아니냐는 관측을 낳았다.
대통령 정무특보로 내정된 윤상현 새누리당 의원은 이날 인사청문회 첫 질문자로 나서 박근혜 정권 출범후 청와대 통일비서관을 지낸 홍 후보를 향해 "2년간 노력했지만 대화가 매번 꼬였다. 5.24 조치 문제와 금강산관광 재개는 이런 식의 대화로 절대 풀 수 없다"며 "책임있는 조치를 얻어내기 위해서 대화 방식에 대해 통렬한 반성이 있어야 한다"고 질타했다.
윤 의원은 "비공개 접촉, 물밑 접촉으로 채널을 다양화해야 한다. 5.24 조치에서만 대화를 할 것이 아니라 우회 접촉을 활용하고 경협 문제 등으로 이니셔티브를 만들고 북한 핵문제를 통일부와 국방부가 협의해서 국제사회와 핵문제의 돌파구를 열어라"라고 주문하면서 "지금같은 대화방식은 절대 안된다. 예를 들어 북한에 대북 특사로 가겠다는 의향은 없나"라고 대북특사를 주장해 눈길을 끌었다.
같은 당 김태호 의원도 "5.24 조치로 국익에 많은 손실이 있다. 남북교류의 중단으로 실제 북한의 미래의 가능성과 기회들이 중국과 러시아에 뺏기고 있다"며 "사과없이는 5.24 조치 해제가 없다는 전제는 북한의 붕괴만 기다리고 있는 것 아닌가"라며 즉각적 5.24 제재 해제를 주장했다.
그는 더 나아가 "인도네시아 반둥회의, 러시아 승전 기념행사에 남북 정상이 초청을 받았다. 정상회담이든 고위급회담이든 어떤 형태든 만나야 한다"며 "우리의 문제다. 우리가 다자외교 차원에서 주변국의 이해를 구하고 설득을 해야한다. 대화의 물꼬를 틀 계기로 만들어야 한다"며 남북정상회담에도 적극적으로 나설 것을 촉구했다.
같은 당 정병국 의원 역시 "지난 2년 동안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와 관련해서 남북간에 쌓인 신뢰에 어떤 것들이 있나. 박근혜정부 주요 대북정책이라는 것이 실체화된 것이 하나도 없다"며 "DMZ 세계평화공원이 진전이 있나"라고 힐난했다.
그는 이어 박 대통령의 통일대박론에 대해서도 "통일대박론은 국내여론 환기에는 기여했지만 실질적으로 북한에는 자극만 줬고, 통일준비위는 발족은 됐지만 통일부 역할과 통일준비위 역할이 애매모호하다. 드레스덴 선언을 하고 작은통일론을 말했지만 어느 하나 진전된 것이 없다"고 비판했다.
같은 당 이재오 의원은 "통일부가 무슨 일을 하나. 통일정책은 통일부가 주관하나 통일준비위가 주관하나, 청와대가 주관하나"라며 "차라리 외교통일부로 합치는 것이 낫겠다"라고 꼬집었다.
같은 당 강창희 의원의 정종욱 통일준비위원회 부위원장의 흡수 통일 발언과 관련, "이미 통준위의 의도는 다 노출됐다. 했다 안했다 해서 없어지는 것은 아니다"라며 "장관은 이런 실수를 하지말라. 말을 신중하게 하고 아무 데나 강연을 나가지 말라. 아무 데나 가서 막 이야기하니 이런 실수가 나온다"고 질타하기도 했다.
새정치민주연합의 김한길 의원도 "박근혜정부 출범 후 남북관계가 개선됐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없다"며 "그런데 통일비서관을 하던 분이 맡은 일에 성과도 없는데 두 계단을 건너뛰어 해당부처 장관이 된다면 많은 분들이 납득을 못할 것"이라며 홍 후보의 벼락 승진을 꼬집었다.
홍 후보자는 이에 처음에는 "남북관계 진전이 분명히 있었다. 잘못된 관행을 바로 잡았다"고 강변하다가 여야에서 비난이 봇물 터지자 "저도 지금 남북관계 상황이 경색된 것에 대해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고개를 숙여야 했다.
그는 대북특사론에 대해서도 "특사도 여러 방안 중 하나로 검토할 수 있다"며 "장관이 되면 관계기관과 협의해서 현 상황에서 남북관계를 발전시킬 가장 좋은 방법이 무엇인지 고민하겠다"고 답했다.
<저작권자ⓒ뷰스앤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