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은 9일 "증세는 국민을 배신하는 것"이라며 '증세없는 복지'를 포기하지 않겠다고 밝힌 데 대해 정의당은 "사실상 증세를 하면서 증세가 아니라고 말하는 것이야말로 국민을 배신하는 것이 아닌가"라고 맞받았다.

김종민 정의당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을 통해 "세수부족으로 증세없는 복지가 불가능하다는 것이 만천하에 드러났는데 대통령 혼자서만 가능하다 말하는 것은 국민을 속이는 것이 아닌가"라고 반문하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이어 "문제는 단순히 증세가 아니다"라면서 "저부담·저복지의 한계가 이미 현실로 다가온 상황에서 이 기조를 그대로 유지할 것인지, 아니면 증세없는 복지가 불가능함을 솔직히 인정하고 조세정책 전반에 대한 개혁을 통해 복지국가로 나아갈 것인지의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는 또한 "증세와 복지는 동전의 양면처럼 같이 가는 것이다. 재원이 없는데 그 어떤 복지가 가능하단 말인가"라고 반문한 뒤, "결과적으로 증세없는 복지는 결국 복지 구조조정의 다른 말이다. 이것은 초등학생도 아는 얘기"라며 박 대통령이 복지 축소를 하려는 게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그는 "대선 당시 철석같이 약속했던 복지 공약들은 하루아침에 줄줄이 폐기하더니 유독 증세없는 복지 기조는 포기하지 못하겠다는 대통령을 보면 이 정권이 서민이 아닌 상위 1% 부자를 위한 정권임이 다시 한 번 분명해진다"고 비난하면서 "박 대통령은 더 늦기전에 국민 앞에 겸허히 사과하고 복지와 조세에 대한 대국민소통을 시작하라"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