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대통령 "세금 더 걷자니 국민에게 할 소리냐"

'증세없는 복지' 노선 고수, 문재인 야당과의 전면전 예고

2015-02-09 12:3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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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은 9일 "경제활성화를 위해 최선을 다하지 않고 세수가 부족하니까 국민에게 세금을 더 걷어야 된다 하면 그것이 우리 정치 쪽에서 국민에게 할 수 있는 소리냐"라고 여야 정치권을 비난하면서 '증세없는 복지' 노선을 고수, 파장을 예고했다.

박 대통령은 이날 오전 수석비서관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최근 들어 국회를 중심으로 복지와 증세수준에 대한 논의가 진행이 되고 있는데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국민의 부담을 최소화하면서 복지를 공고히 할 수 있는 방안을 찾는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박 대통령은 "다시 한 번 강조하지만 정부, 국회, 여야 모두가 경제 활성화를 위해서 우리가 최선을 다하자, 그것은 경제 활성화를 통해서 일자리를 창출한다는 그런 문제와 더해서 그걸로 인해서 국민에게 부담을 주지 않고 우리가 경제도 살리고, 정치도 더 잘해보자는 그런 심오한 뜻이 거기에 담겨져 있는데, 이것을 외면한다고 한다면 국민을 배신하는 것 아니냐"라면서 거듭 여야를 비판했다.

박 대통령은 또한 "아무리 세금을 거둬도 경제가 활성화되지 않고 기업이 투자의지가 없고, 국민들이 창업과 일에 대한 의지가 없다면 그것은 모래 위에 성을 쌓는 것이나 다름이 없다"며 "그렇게 세금을 거둬들이는 것은 일시적으로는 뭐가 되는 것 같아도 링거 주사를 맞는 것과 같이 반짝하다 마는 그런 위험을 우리는 생각 안 할 수 없다"라고 증세의 부작용을 열거했다.

박 대통령은 여야의 '꼼수 서민증세' 비판에 대해서도 "국민들에게 부담을 지우지 않으면서도 필요한 재원을 충당하기 위해 최저한세 인상, 고용창출 세액공제 축소 등 대기업 위주로 비과세 감면-정비를 추진했고 고소득 자영업자의 탈루소득에 대한 과세를 강화하는 등 지하경제의 양성화도 총력을 기울여왔다"며 우회적으로 반박했다.

박 대통령은 그러면서도 "어쨌든 이런 논의들이 국회에서 이뤄지고 있다면 국회에 이런 논의가 국민을 항상 중심에 두고 이뤄져야 되고, 국민을 중심에 두고 이런 논의가 이뤄지면 정부도 이에 대해 함께 검토해 나갈 것"이라며 증세 여부를 정치권에 떠넘겼다.

박 대통령의 이같은 발언은 자신의 '증세없는 복지' 노선에 대한 여야 정치권의 비판에 대한 정면 반박인 동시에, 특히 야당의 법인세 인상 등 부자증세를 수용할 생각이 없음을 분명히 한 것이어서 문재인 신임 새정치연합 대표와의 정면 대결을 예고하고 있다.

또한 박 대통령 발언은 여당에게도 복지증세가 아닌 '복지 축소' 쪽으로 가이드라인을 제시한 것으로 해석되면서 정부여당과 야당간 대립도 심화될 전망이다.

더욱이 박 대통령은 지지율 급락에도 불구하고 이완구 총리 후보 인준절차를 강행한 뒤 '소폭 개각'만 하고 김기춘 비서실장 경질에도 부정적인 것으로 알려져, 향후 정국은 더욱 극한대결적 양상으로 전개되는 등 거센 후폭풍을 예고하고 있다.

이영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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