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업계 옹호 발언으로 연일 여당으로부터 사퇴 요구를 받고 있는 박병원 재정경제부 제 1차관이 5일 또다시 "부동산 거품이 낀 지역은 많지 않다"고 부동산거품론에 정면 반박하고 나서 또다른 물의를 빚고 있다.

박 차관은 5일 오전 불교방송 ‘아침저널’과 인터뷰에서 "부동산 거품이 낀 지역은 많지 않다"며 "지금 부동산 거품 꺼지는 것에 대해 걱정하고 있지만, 부동산 거품 낀 데가 얼마나 있겠나"라고 부동산 거품론을 일축했다.

박 차관은 이어 "지방에서는 거품을 운운할 정도의 가격상승이 없었고 수도권도 거품이 걱정될 정도로 가파르게 상승한 곳은 많지 않았다"며 "작년 가을에 외곽지역 중소형아파트까지 오르는 현상이 보여 공급확대 정책을 제시했지만, 작년 가을 이전만 하더라도 아주 제한된 지역에 중대형 중심 특정 아파트에 집중돼 있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그런 지역이라면 가격이 하락하는 게 바람직하고 당연하다"면서도 "큰 폭으로 거품이 꺼지는 현상이 일어날 지역은 많지 않다"고 주장했다.

그는 그러면서도 "걱정되는 것은 집 값이 많이 오른 뒤에 대출로 집을 산 사람들"이라고 말해, 내심 부동산거품 파열을 우려하고 있음을 드러내기도 했다.

'수도권의 아주 제한된 지역'에만 부동산 거품이 있을 뿐이라고 주장한 박 차관 주장은 노무현 정권 들어 단군이래 최대 부동산값 폭등이 진행돼 "내란 전야"의 국민적 분노가 형성돼 있는 현실을 정면 묵살하는 것이어서 또다른 논란을 예고하고 있다.

경제계 및 금융계에서는 박 차관 발언과 관련, "부동산거품이 없다면 왜 정부는 모든 금융기관에 대해 주택담보 대출을 통제하고 전국 거의 모든 지역을 부동산 투기과열 지역으로 지정했냐"고 반문하며 "무슨 일이 있어도 자신의 재임기간중 부동산거품이 터지지만 않으면 된다는 관료들의 속성을 드러낸 게 아니냐"고 비판하고 있다.

박 차관은 노무현 대통령이 신년사를 통해 "부동산을 잡겠다"고 공언한 지 하룻만에 "분양원가 공개는 건설사의 이익 창출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기 때문에 바람직하지 않다"는 건설업계 옹호 발언으로 국민과 여당의 거센 비난을 자초했었다. 그는 또 지난해말 시민단체들이 '부동산 거품을 만든 10인' 중 한 사람으로 꼽는 등 부동산 대란의 주범으로 지목돼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