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관 국방장관 후보자가 21일 자신에 대한 사퇴론이 여당 내부에서도 나오자 서둘러 국회 국방위원들을 찾아 '구명 로비'를 벌이고 있는 것으로 확인돼 빈축을 사고 있다.

22일 <한겨레>에 따르면 김 후보자는 21일 야당 국방위원들을 만나기 위해 국회 의원회관을 비밀리에 찾았다.

김 후보자는 일부 의원을 만나 “일단 청문회만 열어달라. 그럼 제기되는 각종 의혹들에 대해 모두 해명하겠다”며 청문회 개최를 읍소한 것으로 전해졌다.

진성준 민주통합당 의원은 “점심을 먹으러 나가다가 엘리베이터에서 마주쳐서 잠깐 얘기를 들었다. 오늘 만나겠다고 약속한 적도 없는데, 의원회관까지 찾아왔다”고 말했다. 진 의원은 “청문회 날짜도 안 잡힌 상황에서 사실상 구명 로비에 나선 것이다. 해명을 하려면 국민에게 먼저 해야지, 부적절한 후보의 부적절한 처신”이라고 말했다

이에앞서 김 후보자는 지난 20일에도 야당 국방위원들에게 "꼭 한 번 시간을 내달라"며 전화를 돌린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대부분의 야당 의원들은 김 후보자의 만남 읍소를 거절했다. 이석현 의원은 “어제 오후 3시쯤 비서에게 ‘몇시에 가면 뵐 수 있느냐’는 전화가 왔다길래, 나는 ‘바깥일이 있어 만날 수 없다’고 했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어제 우리 당 국방위원 회의에서 ‘이건 청문회가 필요 없는 사안이다. 김 후보자가 자진사퇴하고, 다른 후보자가 나와야 한다’고 결정했다”고 말했다.

김진표 의원측도 “어제 ‘청문 일정도 잡히기 전에 이게 무슨 짓이냐’며 거절했는데도, 오늘 기무사령관 출신 김종태 새누리당 의원과 함께 점심 직전 막 사무실로 들이닥쳤다. 하지만 우리 의원은 나가고 없는 상태였다”고 말했다.

김 후보자는 자신에 대한 구명로비를 펼치는 것과 동시에 언론에 대해서는 불만을 터뜨렸다.

그는 이날 입장자료를 내고 "국방부 장관 후보자로서 우려를 끼쳐 송구스럽게 생각하며 모든 게 내 부덕의 소치로 생각한다”면서도 "제기된 의혹 중에서 주소지이전 문제 등 일부 신중하지 못한 점에 대해서는 겸허하게 수용하고 제 불찰임을 인정했다. 그리고 나와 군생활을 같이하며 동고동락했던 부하와 부대원들까지 매도되는 것은 너무 미안하고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언론 보도에 불만을 나타냈다.

그는 "일부에서 의혹으로 제기한 것 중에서 사실이 아니라고 해명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의심을 받고 있다”며 “심지어 정상적이고 문제가 없는 것까지도 ‘의혹’이라며 부풀려져서 저를 비롯한 주변인들의 명예와 인격이 훼손되고 있음은 유감"이라고 반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