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산안 처리를 놓고 여야간 원내대표 회담이 실패로 끝난 가운데 열린우리당은 여야간 15일 기한 합의를 지키라고 강조한 반면 한나라당은 사학법 개정에 나서지 않을 경우 처리를 할 수 없다고 밝히는 등 여야간 줄다리기가 이어지고 있다.

열린당 “대국민 협박” 비난에 한나라 처리 불가 강경

열린우리당 김한길 원내대표와 한나라당 김형오 원내대표는 13일 오전 국회에서 만나 사립학교법 재개정 문제를 협의했으나, 열린당은 로스쿨법 처리를 전제로 사학법 재개정 문제를 전향적으로 검토할 수 있다는 입장을 보인 반면 한나라당은 "15일까지 사학법에 대한 여당의 태도변화가 없을 경우 새해 예산안 처리가 어렵다"고 밝히는 등 서로 입장차만 확인한 채 헤어졌다.

노웅래 열린우리당 원내 공보부대표는 원내대표 회담 직후 브리핑을 갖고 “김한길 열린우리당 원내대표와 김형오 한나라당 원내대표간 만남을 가졌지만 예산안 처리와 관련해 논의한 결과 의견의 일치를 보지 못했다”며 “김형오 대표는 열린우리당이 사학법에 대한 태도 변화 없으면 처리 못하겠다고 했다”고 한나라당을 비난했다.노 부대표는 “이같은 한나라당의 자세는 나라살림인 예산안 처리에 대한 대국민 협박이며, 국민을 상대로 한 사실상 폭력”이라며 “이에 대해 김한길 대표는 15일까지 예산안을 처리하기로 한 여야합의는 대국민약속임을 다시 한번 확인하고 강조했다”고 밝혔다.

김근태 비대위 의장도 이날 비대위 회의에서 "국민들은 오는 15일까지 예산안과 예산 부수법안을 처리하기로 한 약속이 지켜지는지 주목하고 있으며, 결정은 한나라당의 몫이 되고 있다"며 "한나라당 지도부가 국민을 실망시키지 않는 현명한 결정을 해 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한나라당을 압박했다.

김한길 원내대표도 "법적으로 예산안을 처리하게 돼 있는 12월 2일이 한참 지났으며, 15일까지는 처리하기로 한 합의는 원대대표 둘 만의 약속이 아니라 대국민 약속"이라며 "나라살림을 챙기는 예산안과 민생법안, 개혁법안들을 한나라당이 아무 조건 없이 적극적으로 처리하는 데 협조해 주기를 간곡히 당부한다"고 말했다.

반면 박계동 한나라당 예산결산특별위원회 간사는 “국회 예산심사 소위원회 중간 심의 결과 현재 감액규모는 일반.특별회계 3조2천억원, 기금 3조9천억원 등 총 3백30여건에 7조1천억원이 감액대상으로 논의중”이라며 “지금까지 여야간에 합의를 이루지 못한 사업에 대해 다시 밤을 새워 논의 하겠지만 물리적으로 12월15일이라는 기간 안에 심의를 마친다는 것은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고 합의시한인 15일까지 예산안 처리가 어려울 것임을 밝혔다.

박 간사는 “예정된 시간 안에 예산 심의를 마치는 것도 중요하지만 부실 심사가 되지 않도록 철저하게 논의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며 “이번 예산 심의가 성실하고 정확한 결론이 나도록 지켜봐주시길 기대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