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상대 사퇴, "떠나는 사람은 말이 없다"
"국민들에게 사죄", 개혁안 발표 포기하고 불명예 퇴장
한상대 총장은 이날 오전 10시 서초동 검찰청사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이같이 밝힌 뒤, "먼저 최근 검찰에서 부장검사 억대 뇌물사건과 피의자를 상대로 성행위를 하는 등 차마 말씀드리기조차 부끄러운 사건으로 국민 여러분께 크나큰 충격과 실망을 드린 것에 대해 검찰총장으로서 고개 숙여 사죄를 드립니다"라며 대국민 사과를 했다.
그는 "남의 잘못을 단죄해야 할 검사의 신분을 망각하고 오히려 그 직위를 이용해 범죄를 저지른 데 대해 검찰의 총수로서 어떠한 비난과 질책도 달게 받겠습니다"라고 덧붙였다.
그는 "저는 이제 검찰을 떠납니다. 떠나는 사람은 말이 없습니다"라며 "검찰 개혁을 포함한 모든 현안을 후임자에게 맡기고 표표히 여러분과 작별하고자 합니다. 여러분 그동안 감사했습니다. 안녕히 계십시오"라고 말하는 것으로 퇴임사를 겸한 기자회견을 마쳤다.
그는 당초 이날 중수부 폐지 등을 골자로 하는 검찰개혁안을 발표하려 했으나, 검찰 내란 사태에 대한 비난 여론이 빗발치자 기자회견에서 앞서 검찰개혁안을 발표하지 않겠다고 사전 예고한 상태다.
한 총장은 이처럼 검찰사상 초유의 집단항명과 퇴진 압박에 밀려 불명예 퇴진하면서 역대 16명의 검찰총장 가운데 임기를 채우지 못한 11번째 총장으로 기록되게 됐다.
그동안 한 총장 사퇴에 대해 미온적 태도를 보여온 청와대는 검찰 내란에 대한 국민적 분노가 비등하자 한 총장 사표를 수리하기로 방침을 정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한편 중수부 폐지를 놓고 한 총장과 정면 충돌해온 최재경 대검 중수부장도 이날 아침 기자들에게 "공직자로서 책임을 지겠다"며 조만간 자진사퇴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야권과 시민단체 등으로부터 동반퇴진 압박을 받고 있는 권재진 법무장관은 아직 아무런 입장 표명도 하지 않고 있는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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