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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농어촌 총각 36%, 외국여성과 결혼

중국-베트남 여성이 대다수, 국제결혼후 이혼도 급증

지난해 농어촌에서 결혼한 남자 중 3명중 1명은 중국-베트남 등지의 외국 여자와 결혼한 것으로 조사됐다. 농어촌 파괴로 국내여성들이 농어촌 총각들과의 결혼을 기피하고 있는 데 따른 것이다.

길거리 곳곳에 붙어있는 '중국-베트남 여성과의 결혼 중매' 광고가 우리 농어촌의 뼈저린 현실을 반영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통계다.

농어촌 총각 36%, 중국-베트남 여성과 결혼

통계청이 30일 발표한 '2005년 혼인·이혼통계 결과'에 따르면, 농어촌 남자들 중 지난해 외국 여자와 결혼한 사람은 2천8백85명으로 전년보다 1천71명(59%)이나 급증했다.

농어촌 남자의 결혼 중 외국여자와의 혼인비중은 35.9%로 전년의 27.4%에 비해 8.5%포인트 높아졌다. 2004년에는 농어촌 남자 4명중 1명이 외국여자와 결혼한 반면, 지난해는 3명중 1명이 외국 여자와 결혼한다는 이야기다.

국제결혼을 한 이주여성들이 지난 2월 전북 전주시가 마련한 행사장에서 '홀로 아리랑'을 부르고 있다. ⓒ연합뉴스


외국인과의 혼인은 총 4만3천1백21건으로 전년대비 7천6백74건(21.6%) 증가했다. 총 혼인중 외국인과의 혼인비중도 2004년 11.4%에서 13.6%로 높아졌다.

한국 남자와 외국 여자의 혼인 중에서는 중국여자와의 혼인 비중이 66.2%로 가장 많았다. 베트남여자와의 혼인이 18.7%(5천8백22건)로 그 뒤를 이어 중국-베트남 여자와의 결혼이 전체의 84.9%를 차지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베트남 여자와의 결혼은 전년대비 1백36.5% 증가, 소득이 높아진 중국 대신 베트남 여성들이 주된 결혼상대자로 급부상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경제난 때문에 국제결혼후 이혼도 급증

외국인 배우자와의 이혼은 급증하고 있다.

한국인 남편과 외국인 부인과의 이혼은 2천4백44건으로 전년에 비해 51.7%나 급증했다. 이는 경제적으로 열악한 가정으로 시집된 외국인 여자들이 어려운 환경을 이기지 못하고 이혼하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한국인 부인과 외국인 남편의 이혼은 1천8백34건으로 2.5% 늘어나는 데 그쳤다. 외국인 남편과의 이혼은 일본 남편이 압도적으로 많은 전체의 73.2%에 달했다.

결혼한 4쌍 중 1쌍은 재혼

한편 작년에 결혼한 커플은 전년에 비해 1.7% 늘어난 31만6천3백75쌍, 이혼한 커플은 7.8% 줄어든 12만8천4백68쌍이었다. 하루 평균 8백67쌍이 결혼하고 3백52쌍이 이혼한 것이다.

특히 작년에 결혼한 남녀 중 한쪽이나 양쪽 모두가 재혼인 재혼커플은 7만9천6백건으로 전체 결혼커플의 25.2%를 차지하며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결혼한 4쌍 중 1쌍은 재혼이라는 얘기다. 재혼커플의 비중은 1995년 13.4%을 기록한 이후 꾸준히 증가세를 나타냈다.

재혼비율은 남성이 10년전 10.0%에서 작년 18.9%, 여성은 10.0%에서 21.1%로 두배 가까이 늘었다. 재혼 남성은 5만9천7백72건, 여성은 6만6천6백66건으로 전년에 비해 각각 3천1백1건, 3천1백11건이 늘었다.

작년 처음 결혼한 남성의 평균 나이는 30.9세, 여성은 27.7세였던 데 반해, 재혼한 남성의 평균 나이는 44.1세, 여성은 39.6세로 나타났다.

여성 연상 부부의 비율은 12.2%로 전년에 비해 0.3%포인트 늘었다.

이혼부부의 63%가 20대 미만 아이들 부모

이혼 부부의 평균 연령은 남자가 42.1세, 여자가 38.6세로 전년보다 각각 0.3세가 많아졌다. 10년전에 비해서는 남자가 3.8세, 여자는 4.1세 높아졌다.

평균 결혼기간은 전년과 같은 11.4년이나, 10년 전에 비해서는 2년 길어졌다.

연령대별로는 남자의 경우 40대 초반이 2만7천2백32건으로 가장 많고 30대 후반 2만7천21건, 30대 초반 2만1천1백53건 등으로 집계됐다. 여자의 경우 30대 후반 2만7천6백40건, 30대 초반 2만7천2백71건, 40대 초반 2만3천8백20건 등의 순이었다.

20년 이상 같이 산 부부의 이혼은 전년 대비 0.4%포인트 증가해 전체의 18.7%로 10년 전에 비해 2.3배 늘어났다.

동거기간이 4년 이하인 신혼부부의 이혼 건수는 전체의 25.9%로 2년 연속 증가했다.

또 지난해 이혼 부부 가운데 만 20세 미만의 자녀를 둔 부부는 전체의 63.3%로 나타나 이혼이 자녀들에게 적잖은 상처를 주고 있음이 밝혀졌다. 2명 이상의 미성년 자녀를 둔 이혼 부부의 비율도 36.1%로 집계됐다.

성격차이와 경제문제가 이혼의 주요 원인

이혼의 원인으로는 부부간 성격차이가 49.2%로 역시 가장 많았다. 이어 경제문제 14.9%, 가족간 불화 9.5%, 배우자 부정 7.6%, 정신.육체적 학대 4.4%, 건강문제 0.6% 등도 이혼의 주요 이유로 꼽혔다.

전년과 비교 시 성격차이로 인한 이혼 비중은 0.2%포인트 낮아진 반면 경제문제로 인한 비중은 0.2%포인트 높아졌다. 배우자 부정에 의한 비중은 0.6%포인트 증가했다.

이혼 건수 중 협의이혼은 전년에 비해 2.1%포인트 증가, 전체의 86.5%를 차지했다. 재판이혼은 2.3%포인트 감소한 12.8%로 대부분 협의에 의해 이혼을 진행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홍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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