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최근 부동산 폭등에 따른 경제불안 현상을 막기 위해 지난 90년 이후 16년만에 처음으로 일부 예금에 대해 지급준비율을 인상, 시중 유동성 흡수에 나서기로 했다.

은행들, 다음달 23일부터 새로운 지준율 적용해야

23일 금통위는 정례회의를 열어 요구불예금과 수시입출식예금 등에 대해 현행 5.0%에서 당초 10% 인상 방침보다 낮춰 7.0%로 인상키로 했으며, 장기 저축성예금의 지준율은 현행 1.0%에서 0.0%로 인하해 장.단기 예금간 지준율 격차를 확대했다.

이 조치는 은행들이 12월 필요지급준비금을 적립해야 하는 12월23일부터 시행된다.한은이 지준율을 인상한 것은 1990년 2월 9일 이후 16년만에 처음이다.

지준율이 0.0%로 떨어지는 장기저축성예금에는 장기주택마련저축, 근로자우대저축, 가계장기저축, 근로자재산형성저축, 근로자장기저축, 근로자주택마련저축 등이 포함되며, 정기예금과 정기적금, 상호부금, 주택부금, 양도성예금증서(CD) 등은 현행 2.0%의 지준율이 그대로 유지된다.

이에 따라 은행들은 다음달 23일부터 수신액의 7.0%를 은행에 시재금으로 보관하거나 한은에 예치해야 한다.

10월말 현재 은행의 실세 요구불 예금 규모는 54조4천억원, 수시입출식예금은 1백66조1천억원이라고 한은은 집계했다.

이번 조치로 평균 지준율은 현재 3.0%에서 3.8% 수준으로 상승한다.

한은은 이와 함께 지급준비 대상 예금 계산시 예금수취, 대출상환, 공공요금 납부용으로 수취한 타행발행 자기앞수표 등의 타점권을 일정한도까지 지준대상 예금에서 차감, 지준부담을 경감해주는 타점권 차감제도를 폐지했다.

전자결제의 활성화 등으로 타점권 규모가 크게 감소해 실효성이 거의 없어졌기 때문이라고 한은은 설명했다.

한은은 작년 10월 이후 5차례의 콜금리 인상에도 불구하고 최근 민간신용의 급증으로 통화량이 가파르게 상승해 이같이 지준율 인상을 결정했다며, 이번 조치로 금융기관의 필요지분 증가분만큼 신용공급여력이 줄어들어 유동성 증가세에 감속이 기대되고 장.단기예금간 지준율 격차 확대로 금융기관 수신구조의 단기화가 완화될 것으로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