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메뉴 바로가기 검색 바로가기

“<문화>, 19세이상 '성인 일간지'로 재창간해야”

교사 "논술 강화로 청소년의 신문 접근성 높아져"

한국신문윤리위원회(위원장 안용득)의 수 년간, 수십 차례에 걸친 경고에도 불구하고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는 <문화일보>와 <헤럴드경제>의 선정성 연재소설에 대해 시민단체는 물론, 일선 교사와 학부모들까지 질타하고 나섰다.

"신문읽기교육 강화되며 신문은 이제 제2의 교과서"

국가청소년위원회(위원장 최영희) 주최로 15일 국회도서관에서 열린 ‘종합일간지의 청소년 유해성 콘텐츠 마련 토론회’에서는, 토론자로 나선 김성천 안양 충훈고 교사는 “불과 몇 년 전에 본인은 학생들과 함께 스포츠신문사의 선정성과 폭력성에 대해서 문제의식을 느끼고, 문제기사를 쓴 기자에게 항의 메일 보내기, 스포츠 신문사 게시판 항의글 올리기 등의 활동을 했었다”며 “견디다 못해 <굿데이> 신문사 앞에서 학생들과 집회를 하기도 했다”고 밝혔다.

김 교사는 “그런데 이번에는 난데없이 스포츠신문이 아닌 유수 일간지에서 선정적인 소설을 게재했다는 점에 그 충격은 더 하다”며 <문화일보>를 비롯한 선정적 연재소설을 게재하고 있는 신문사들의 행태에 분개했다.

특히 김 교사는 “일선 학교 교사들은 <강안남자>에 대해서 비판적 시각을 가지고 있다”며 “내가 만나본 상당수가 ‘야설’ 내지는 ‘세미 포르노’적 글로 규정짓고 있었다”고 전하기도 했다.

일선 교사들은 "차라리 <문화일보>는 19세이상 성인 일간지로 재창간하라"며 <문화일보>의 행태에 혀를 차고 있다. ⓒ김동현 기자


“언론마저도 자본 논리에 침몰” 일선 교사들의 한숨

이어 김 교사가 소개한 일선 학교 현장 교사들의 <강안남자>에 대한 반응은 그야말로 '질타' 일색이었다.

“스포츠 신문도 아닌 일간지에서 이런 ‘야설’을 썼다는 말이에요? 정말 심하네... 무슨 성인 신문도 아니고... 이참에 <문화일보>는 19세 이상 보는 성인 일간지로 재창간하라고 권하죠. 저는 도저히 이 글을 우리 여고생들에게 보여줄 수 없겠네요. 변태 취급 받기 딱 좋아서...” - (인천 K여고 L교사, 역사ㆍ 남)

“문화일보에 연재되고 있는 ‘강안남자’라는 소설을 몇 번 본 적이 있는데, 정말 성인 잡지에나 실릴 음란물입니다. 여성 비하와 성가치관 왜곡이 심각하고요. 물론 아이들이 이 소설보다 더 한 것도 많이 볼 것입니다. 하지만 성인잡지나 음란사이트를 볼 때는 이것이 잘못이라는 전제를 가지고 보기에 피해가 덜 가지만 일간 신문 같이 사회적 공신력있는 매체가 이렇게 성 가치관을 왜곡하는 내용을 실을 때는 이것을 읽는 아이들의 가치관에 미치는 악영향은 더 심각한 것이지요.” -(서울 M중학교 J교사, 윤리ㆍ남)


특히 김 교사는 논술 강화와 신문읽기교육이 강화된 점을 들어 “신문은 어찌보면 제2 또는 제3의 교과서가 되었다”고 지적한 뒤 “비판의식과 지성을 바탕으로 비판과 견제기능을 수행해야 할 신문사들이 오히려 선정성에 앞장서고 있다는 것은 자본이 모든 것을 지배하는 매체 환경에서 언론마저도 자본논리에 침몰했음을 보여주는 단적인 예”라고 문제의 일부 신문사들의 겨냥했다.

열린우리당 정청래(오른쪽) 의원은 신문윤리위원회의 수차례 경고에도 불구하고 음란소설을 연일 게재하고 있는 <문화일보>를 문광부 장관 명의로 등록 취소해야 한다는 극약처방을 주장하는 등 <문화일보>와 극심한 대립각을 형성하고 있다. ⓒ김동현 기자


한편 민언련은 이 날 토론회를 통해, 문제의 <문화일보>와 <헤럴드경제>를 비롯한 종합 전국지, 그리고 <경인일보>, <전북도민일보>를 비롯한 지역지를 포함해 모두 50종의 신문을 모니터(7월~11월)한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결과 <문화일보>의 연재소설 <강안남자>가 조사대상 50회 연재분 중 총 20회에 걸쳐 음란ㆍ선정성을 지적받아 1위를 차지했다. 조사대상 7회 연재분 중 4회에 대해 음란성을 지적받은 <헤럴드경제>의 연재소설 <야색계>는 2위를 차지했다. 그러나 조사대상 연재물 대비 음란ㆍ선정성 빈도는 <강안남자>가 38.5%인 반면, <야색계>가 57.1%를 차지해 우열을 다투기가 힘들 정도였다.

지역지로는 ▲<경인일보>의 연재소설 <풀밭위의식사>(글 백시종ㆍ그림 박성현), ▲<인천일보>의 연재소설 <누가 블루버드를 죽였는가>(글 최인ㆍ그림 송정훈) ▲<경상일보>의 연재소설 <미인(美人)들의 동굴>(글 김하기ㆍ그림 이상열) ▲<전북도민일보>의 연재소설 <평설 금병매>(글 최정주ㆍ그림 전량기) 등이 음란성과 선정성을 지적받았다.
김동현 기자

댓글이 0 개 있습니다.

↑ 맨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