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간부 "행장님, 차 사주면 은혜 안잊겠다"
먼저 뇌물 요청해 받으면서 저축은행 비리 은폐
23일 <문화일보>가 단독 입수한 오문철 보해저축은행 대표와 금감원 고위간부 A씨(13일 구속기소)의 공소장에 따르면 A씨는 지난 2008년 6월16일부터 금감원 저축은행서비스국에서 근무, 상호저축은행에 대한 관리·감독 업무를 담당하며 당시 보해저축은행 대표이사인 B씨 소개로 오 대표를 만났다.
보해저축은행은 2010년 6월 불법대출 사실이 발각돼 금감원으로부터 상시 감시를 받게 됐다. 그러자 A씨는 오 대표에게 “그랜저 TG 3.3 승용차가 참 좋은데 돈이 없어서 사지 못하고 있다. 행장님이 한 대 사주시면 정말 은혜를 잊지 않고 잘하겠다”고 노골적으로 부탁했다.
공소장에 따르면 오 대표는 동창인 현대자동차 영업사원 차모씨에게 전화를 걸어 “그랜저 TG 3.3 승용차를 풀옵션으로 한 대 준비해 달라”라고 주문했고, 이후 A씨는 “내가 먼저 대리점에 차량 대금을 입금할 테니, 행장님은 나중에 차량을 인도받을 때 나에게 차량 대금을 직접 달라”고 오 대표에게 요구했다.
이후 오 대표는 A씨에게 전화로 “앞으로 부분검사를 하시게 되면 잘 부탁드린다”고 청탁했고, A씨는 “알았다”고 대답했다. 이후 A씨는 2010년 7월 말쯤 서울 서초구 서초동에 있는 보해상호저축은행 서울사무소 부근 골목에서 그랜저 TG 3.3 승용차를 인도받은 후 승용차 안에서 현금 4천100만원을 받았다고 신문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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