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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상 최초로 여성총리 탄생 초읽기

盧대통령 장고 끝에 한명숙 의원 선택, 의원직 사퇴 관심사

사상 최초로 여성 총리가 탄생될 전망이다.

이병완 청와대 비설실장은 24일 오후 2시 춘추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노무현 대통령이 참여정부 후반기 국정을 이끌어갈 새 총리 후보자로 열린우리당 한명숙 의원(62, 고양 일산갑)을 지명했다고 발표했다.

이 실장은 "30여년간 여성운동, 환경운동, 민주화운동에 진력해오신 분으로 여성장관과 환경장관을 역임해 풍부한 국정운영의 경험을 쌓아왔고, 국회에서는 재선의원으로 여야간의 대화와 타협을 주도하면서 균형잡힌 시각으로 정책을 조정하는 등 활발한 의정을 활동을 전개한 분"이라고 발탁배경을 밝혔다.

사상 최초로 여성총리로 내정된 한명숙 의원. ⓒ연합뉴스


이 실장은 "한 후보자가 헌정사상 첫 여성총리로서 부드러운 리더십과 힘 있는 정책수행을 통해 주요 국정과제를 안정적으로 전향적으로 해결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명숙 효과'도 계산한 듯

평양에서 태어난 한 총리 내정자는 이화여대 불문과를 졸업한 후 70년대 강원용 목사가 주도하던 크리스챤 아카데미 활동을 했고, 79년에는 아카데미 간사들이 교육생들에게 용공교육을 시켰다는 이른바 '크리스찬아카데미 사건'으로 2년간 옥살이를 하기도 했다. 남편인 박성준 현 성공회대 교수도 당시에 '통혁당 간첩단 사건'으로 복역중이었다. 박 교수는 결혼 6개월만인 1968년부터 조작된 용공사건인 통혁당 간첩단 사건에 연루돼 수감생활을 해야 했다.

1993년 한국여성단체연합 공동대표를 지냈으며 지난 2000년 민주당 비례대표로 정계에 입문, 민주당 여성위원장, 열린우리당 상임중앙위원, 총선 선거대책위 공동위원장 등을 역임했으며, 2002년 총선에서 홍사덕 후보와 맞붙어 재선에 성공했다.

한 의원은 김대중 정부 시절 여성부 장관과 노무현 정부의 초대 환경부 장관을 지낸 국정경험이 있다. 또한 여야 관계도 원만하며, 깨끗한 사생활 외에도 여성이라는 점 때문에 박근혜 한나라당대표가 인사청문회 과정에 거부하기도 쉽지 않다는 강점을 갖고 있다.

아울러 한 의원이 강원용 목사 등 재야원로들과도 두터운 친분을 유지하고 있는 점도 현재 재야원로들과 불편한 관계인 노무현 대통령에게 도움이 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또한 평안남도 평양 출신으로 평소 통일운동에 큰 관심을 갖고 있고, 김대중 전대통령과도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는 점에서 현재 교착상태에 빠진 남북대화 재개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는 기대도 낳고 있다.

여기에다가 강금실 전 법무장관이 서울시장 후보로 출마할 경우 '여성 총리+여성 시장'이라는 상징성이 더해지면서, 강 전장관의 여성표 득표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는 정치적 판단도 작용한 게 아니냐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또한 한나라당이 최연희 의원 여기자 성추행 사건을 깨끗이 매듭짓지 못하고 있는 대목도 '한명숙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 여건으로 풀이되고 있다. 정동영 열린우리당 당의장은 이런 제반 효과를 감안해 노 대통령에게 여성총리 기용을 적극 제안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열린우리당 여성의원들은 24일 오전 한나라당의 요구대로 한 의원이 의원직을 내놓는 한이 있더라도, 한 의원이 사상 초유의 여성총리를 맡아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한나라당 의원들은 한 의원 자체에 대해선 큰 거부반응을 보이지 않으면서도 '선거 중립'을 이유로 한 의원의 의원직 사퇴를 요구하고 있어 한 의원의 대응이 주목된다.
정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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