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흙탕물 재앙' 시작, 물고기 수천마리 떼죽음
남한강 준설업체, 땅에 묻고 공사강행. 낙동강 오염도 심각
남한강 공사장에서 수천마리 떼죽음, 대림산업 은폐 시도
4대강사업저지범국민대책위원회는 지난 21일 밤 준설공사가 벌어지고 있는 남한강 이포보와 여주보 사이의 내양리 주민으로부터 20일께부터 마을 앞 가물막이 내 웅덩이에 물고기떼 1천여마리가 배를 드러내고 떠 있다는 '집단 폐사' 제보를 받고 22일 아침 현장을 찾아 이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4대강범대위는 현장에서 지역주민들로부터 시공사인 대림산업이 물고기 집단폐사지를 흙으로 덮어 은폐했다는 제보를 듣고 삽으로 판 결과 약 20cm 아래에서 폐사한 물고기들을 무더기로 발견할 수 있었다.
또한 그곳에서 50여m 떨어진 다른 웅덩이에서도 살아있는 물고기 수백마리를 발견할 수 있었으며, 이곳에서도 죽은 물고기들을 다량 발견할 수 있었다. 확인된 것만 해도 최소한 수천마리의 물고기들이 떼죽음을 당한 것.
4대강 범대위는 물고기 폐사 원인과 관련, 물막이 공사로 물이 부족해진 데 따른 산소 부족 외에 준설공사에서 나온 흙탕물의 부유물질이 물고기 아가미에 달라붙었기 때문으로 분석하고 있다. 이는 공사 전부터 환경전문가들이 우려했던 '예고된 재앙'이다.
범대위는 또 "4대강 사업은 준설로 인한 흙탕물의 발생으로 물이 탁해져 빛을 차단시키고 수생식물의 성장을 방해, 어류들의 산란처와 서식처가 사라지고 물 흐름의 정체로 부영양화라는 문제를 발생시킨다"며 제2, 제3의 재앙이 뒤따를 것을 우려하고 있다.
낙동강 8개보 공사장, 흙탕물 오염 위험수위
문제는 이같은 흙탕물 재앙이 남한강에서만 발생하고 있는 게 아니라는 점이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민주당 김상희 의원은 22일 환경부 수질측정망 자료를 분석한 결과, 낙동강 8개 보 공사로 인한 흙탕물 오염이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김 의원에 따르면, 낙동강 보 공사 지점 주변의 부유물질 농도를 분석한 결과 올해 농도가 2008, 2009년의 1.5~3.6배 상승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한 달성보 하류와 합천보 공사구간.하류의 경우 환경부의 부유물질 중권역목표 수질 기준인 25mg/ℓ를 초과했으며, 왜관지역은 환경영향평가 당시 예측했던 부유물질 가중 최대농도인 3.5mg/ℓ의 3.8배인 13.4mg/ℓ인 것으로 확인됐다.
김 의원은 "보 공사가 시작된 지 3개월 남짓밖에 되지 않았고, 본격적인 준설공사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음에도, 이처럼 탁수발생이 심화되고 있다는 것은 환경영향평가 당시 탁수발생에 대한 예측이 잘못되었음을 극명하게 보여주는 것"이라며 "4대강 사업이 본격적인 준설공사가 이루어질 경우 낙동강 전구간이 2년 내내 흙탕물로 뒤덮일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김 의원은 특히 이날 남한강에서 드러난 물고기 떼죽음을 지적하며 "이는 남한강 준설구간의 물고기 떼죽음이 탁수로 인한 생태계 파괴의 시작에 불과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본격적인 공사가 시작되기도 전에 이미 환경영향평가서상의 농도를 초과한 부유물질이 발생했다는 것은 앞으로 흙탕물 재앙을 불러올 우려가 있다는 의미"라며 즉각적 공사중단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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