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 "침몰원인, 나도 뭐라 답할 수 없어"
"내가 '북풍'을 하겠다 하면 처음부터 北소행 같다고 했을 것"
이 대통령은 이날 정몽준 한나라당 대표, 정세균 민주당 대표, 이회창 자유선진당 대표를 초청해 가진 오찬 간담회에서 천안함 침몰 원인을 묻는 질문에 이같이 밝힌 후 "신중하게 가는 것이 좋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이 대통령은 "물론 여러가지 경우에 대한 대비를 하고 있지만 지금은 결론을 얘기할 수 있는 단계는 아니다"라며 거듭 신중한 입장을 견지하며 "그러나 결론이 나올 때까지 가만히 기다릴 수만은 없어서 오늘 세 분을 모셔서 먼저 얘기하는 것이다. 결론이 나오게 되면 발표 전이라도 세 분께 먼저 얘기를 하려고 한다"고 초청배경을 설명했다.
이 대통령은 이어 "이미 내부폭발이 아니라 외부압력(폭발)이라고 하는 부분은 확인이 됐다"며 "하지만 어뢰든 기뢰든 무슨 조각이 나와야 전문가들이 과학적으로 조사할 수 있을 텐데 지금 그것을 수거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며 아직 결정적 물증을 확보하지는 못했음을 시사했다.
이 대통령은 은폐 의혹에 대해선 "무엇보다 원인을 철저하게 규명하겠다는 의무감을 갖고 일을 하고 있다"며 "감출 것도 없고 나오는대로 다 공개할 것이기 때문에 조사과정에 대해서, 결과에 대해서 기다리면서 믿음을 가져줬으면 좋겠다. 안보를 튼튼히 하고 개혁을 하자는 부분은 정치권에서 의견을 개진할 수 있지만 조사에 대해서는 의심을 하지 말아 달라고 당부드리고 싶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야권에서 제기하는 '북풍' 의혹에 대해서도 "정치권 일부에서 북풍을 얘기하는 분이 있더라"며 "그러나 내가 북풍을 하겠다 하면 처음부터 북한소행 같다고 얘기하지 않았겠나. 그렇게 정치적으로 이 문제를 안 하려고 신중하게 하고 있으니 야당 쪽에서도 그 점을 분명히 인식해 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 대통령은 민주당이 요구하는 군 수뇌부 문책에 대해선 "지금 당장 책임있는 사람들의 문책을 얘기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한다"며 "책임을 안 묻겠다는 것이 아니고 냉정하게 묻겠다는 것이다. 시점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국가안보상으로 어느 때 하는 것이 도움이 되는지, 그리고 군의 사기도 고려하면서 책임을 더 엄격하게 묻는 방안이 없는지 고민해야 할 것"이라고 원인규명후 문책을 시사했다.
이 대통령은 이어 "군 관련 부분에 있어서는 상당 부분의 개선의 여지가 있다"며 "그래서 국방선진화 위원회를 만들어 작업을 하고 있다. 이번에 이 문제가 있었기 때문에 더 근본적으로 검토해야 하지 않겠나 하는 생각이 든다"고 국방개혁 방침도 설명했다.
이 대통령은 이회창 선진당 대표가 금양호 선원에 대한 정부차원의 진상조사와 분향소 설치를 건의한 데 대해선 "금양호에 대해 좋은 말씀을 해 주셨는데 '그렇게 하겠다'고 (금양호 선원 가족들에게) 전해 달라"고 즉각 수용했다.
이 대통령은 침몰 원인 조사에 국제사회에 도움을 요청한 배경과 관련해선 "우리끼리만 해서는 안 된다는 생각에 국제사회에 도움을 요청했다"며 "마침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전화했을 때 민간이든 군이든 최고의 전문가를 보내달라고 했더니 흔쾌히 동의해 줬다. 그리고 스웨덴에 부탁했는데 스웨덴은 중립국가이기 때문에 중립국이 들어오는 것이 신뢰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생각했다. 호주와 영국도 해양국가로서 전문적인 기술을 갖고 있는 나라여서 부탁을 했다"고 설명했다.
이 대통령은 오찬을 마무리하면서 "조사결과가 나올 때까지 인내해 주셨으면 좋겠다"며 "세계 최고의 전문가들이 모였기 때문에 누구나 믿을 수 있는 결과가 반드시 나올 것이다. 정치권에서도 협조를 더 해 달라"며 거듭 야권의 협조를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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