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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DS 환자, 일반인보다 자살률 10배 높아

국가인권위"사회적 냉대가 에이즈 환자 죽여"

에이즈(AIDS, 후천성면역결핍증) 환자의 자살률이 일반인들보다 10배 가까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국가인권위원회(위원장 조영황)는 17일 에이즈 환자들의 인권상황 실태조사 결과 지난해 9월말 현재 에이즈 환자 3천6백57명 중 7백5명(19.3%)이 자살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는 연간 최대 9명의 에이즈 환자가 자살하는 것으로 일반 국민 1만명당 연간 2~3명이 자살하는 것에 비해 10배 이상 높은 수치다.

인권 침해 포함한 사회적 냉대가 에이즈환자 자살률 높여

아울러 에이즈 환자 16명을 대상으로 심층면접을 실시한 결과 심각한 인권침해를 당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주요 인권침해 사례로는 ▲의료기관에서의 진료 차별 ▲보건소의 반인권적 감염인 관리 ▲본인의 동의 없이 행해지는 HIV(에이즈를 유발하는 바이러스) 검사와 부주의한 결과 통보 ▲HIV 감염인에 대한 사회의 냉대와 편견 순으로 나타났다.

인권위는 에이즈 환자에 대한 인권침해가 에이즈 환자들의 자살률을 높이는 요인인 것으로 분석했다.

한편 에이즈 환자들은 ‘경제적 궁핍’을 일상생활에서의 가장 큰 애로사항으로 느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에이즈 환자 65%, 1인 월평균소득 최저생계비 이하 수준

에이즈 환자 2백55명을 상대로 한 일상생활에서의 애로사항 설문에서 ▲경제적 곤란(26.6%, 66명) ▲건강 악화에 대한 불안(17.7%, 44명) ▲감염 사실 누설에 대한 걱정(12.5%, 31명) ▲가족들의 외면(9.7%, 24명) ▲실직에 대한 불안(8.9%, 22명) ▲HIV/AIDS에 대한 언론의 자극적인 보도(5.7%, 14명) ▲가족의 고통, 자책감(2.8%, 12명) 등으로 나타났다.

또 결혼 경험(동거 포함)이 있는 에이즈 환자들의 51%가 에이즈 감염으로 인해 배우자 또는 동거인과 이혼 혹은 이별을 경험했으며, 응답자의 29.2%는 “그럴 위기에 처해있다”고 응답했다.

응답자 중 현재 무직 상태에 있는 사람은 전체 응답자의 44%(1백11명)를 차지했고, 그 중 62명은 일자리를 구할 생각조차 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었다.

응답자의 54.8%(1백63명)는 에이즈 감염 이후 소득이 줄고, 65%는 월 평균 소득이 1인 가구 최저생계비 수준 이하인 것으로 나타났다.

인권위는 "이번 조사결과를 바탕으로 향후 에이즈 감염인의 인권상황 개선을 위한 정책검토를 추진할 계획"이라며 “그러나 무엇보다 에이즈 환자에 대한 사회적 인식변화가 가장 절실하다”고 지적했다.
김동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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