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전대통령이 박연차 태광실업회장 돈을 부인 권영숙 여사가 받았다고 밝힌 것과 관련, 경실련과 참여연대 등 진보적 시민단체들이 강한 배신감을 토로하며 성역없는 수사를 촉구했다.

경실련 "분노와 배신감 느껴"

경실련은 8일 논평을 통해 "노 전 대통령 부부의 돈 수수는 가히 충격적이라 할 수 있다"며 "노 전 대통령 부부 역시 검은 돈의 유혹에서 벗어나지 못했다는 점에서 분노와 배신감을 갖지 않을 수 없다"고 질타했다.

경실련은 검찰에 대해 "검찰은 성역 없는 엄정한 수사를 통해 노 전 대통령 부부와 관련된 돈의 성격, 용처 등의 성격을 분명히 밝혀 철저히 진상규명을 하고, 불법사항이 드러나면 법에 따라 처리하는 분명한 태도가 필요하다"며 엄정수사를 촉구하는 동시에, "검찰이 죽은 권력에 대해서는 엄정하고 살아있는 권력에 대해선 소극적이라면 국민의 지탄에서 벗어날 수 없을 것"이라며 여권실세들에 대한 철저한 수사도 주문했다.

경실련은 되풀이되는 권력형 비리를 차단하기 위한 대안으로 "이번 사건을 교훈삼아 대통령 주위를 포함한 권력형 비리를 다루는 상시적 기구의 설치가 시급하다"며 독립적인 고위공직자비리조사처 신설을 촉구했다.

참여연대 "사실상의 뇌물"

참여연대도 같은 날 논평을 통해 "대통령의 부인이 대통령 재임기간 중 기업인으로부터 총무비서관을 통해 수억 원을 받아 몰래 사용한 것은 노무현 전 대통령의 책임이고 사실상 뇌물에 해당한다"며 "스스로 청렴함을 내세우던 노무현 전 대통령과 참여정부가 도덕적으로 파산선고를 받은 것"이라고 비난했다.

참여연대는 노 전대통령이 박연차 돈 500만달러와의 무관함을 주장한 데 대해서도 "이제 노무현 전 대통령측의 어떠한 해명도 신뢰받기 힘든 상황"이라며 "박연차씨는 500만 달러가 사실상 노무현 전 대통령에게 전달할 목적으로 건넨 돈이라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금품의 수수시점이 직무가 끝나는 무렵이지만 각종 특혜에 대한 보은성 뇌물일수도 있다. 검찰이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한 직접 수사를 통해 밝혀내야할 대목"이라고 철저한 수사를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