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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 이스라엘 공습 사망자 속출에 긴급회의

이스라엘 "사망자 발생 유감이나 공격 멈추지 않겠다"

30일(현지시간)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수십 명의 어린이를 포함한 54명의 레바논 민간인이 살해된 가운데 유엔이 이스라엘에 대한 강력한 비난과 함께 긴급 안전보장이사회를 개최하는 등 강력 대응에 나서고 있다.

그러나 이스라엘은 유감을 표명하면서도 이번 사건이 고의적인 것일 아니라고 주장하며 헤즈볼라에 대한 공격을 계속하겠다고 밝히는 등 공세를 멈추지 않고 있어 국제사회의 비난이 집중되고 있다.

이스라엘 폭격으로 민간인 54명 사망에 유엔 강력 비난

<AP통신>과 <로이터통신> 등 외신은 이스라엘군이 30일 레바논 남부 카나 마을에 대규모 폭격을 가해 어린이 37명을 포함, 모두 54명의 민간인 사망자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이스라엘의 레바논 공격으로 인해 이날 발생한 사망자 54명을 포함, 지금까지 레바논인 5백42명이 숨진 것으로 집계됐다.

레바논 정부는 아직 시신이 발견되지 않은 경우까지 포함해 모두 7백50명이상이 사망하는 등 인명피해가 급증하고 있다며 이스라엘이 민간인 거주 지역을 고의로 폭격하고 있다고 강력하게 비난했다.

코피 아난 유엔 사무총장은 이날 카나 마을 공습사건과 관련 "이스라엘의 레바논 공격이 지나치다"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가능한 강력한 어조로 이스라엘을 비난해야 한다"며 회원국들의 동참을 촉구했다.

아난 사무총장은 자신과 푸아드 시니오라 레바논 총리의 요청에 의해 소집된 이날 안보리 긴급회의에서 "휴전을 이끌어 내려던 이전 자신의 노력들이 묵살됐던 것에 대해 매우 실망스럽다"고 밝혔다.

그는 "만약 지금 적절한 대응을 하지 못하면 사태는 더욱 악화될 것"이라며 "이번 사태로 인해 더 많은 어린이들과 여성들이 희생되기 전에 결단이 필요하다"고 말해 이스라엘에 대한 옹호로만 일관하고 있는 미국을 압박했다.

유엔 안보리는 그동안 즉각적인 휴전을 촉구하는 결의안을 채택하려 논의해 왔지만 미국의 반대로 결의안 채택이 지연돼왔다. 30일 공습 발생 전날인 29일 프랑스가 제안한 결의안은 이스라엘과 헤즈볼라간의 즉각적인 휴전을 촉구하는 한편 레바논 남부에 보다 넓은 완충지대 설치는 물론 국제평화 유지군 파병을 내용으로 하고 있어 결의안 채택 여부가 주목을 받고 있다.

라이스, "방문 환영 않는다" 레바논 입장에 방문일정 취소하고 미국행

한편 레바논 사태 해결을 위해 중동을 방문 중이던 콘돌리자 라이스 미 국무장관은 레바논 방문을 취소하고 31일 미국을 향해 출발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앞서 후아드 시니오라 레바논 총리는 카나 마을 폭격 사건이 발생한 뒤, 성명을 통해 라이스 장관이 레바논을 방문하는 것을 환영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번 폭격에 대한 레바논 국민들의 시위도 잇따르고 있다. <AP통신>에 따르며 사건 현장의 인명 구조 작업이 전국에 TV를 통해 생방송됐으며, 장면을 지켜보던 레바논 국민들이 분노를 감추지 못했고 1만여 명은 베이루트 주재 유엔 건물 앞에 모여 이스라엘을 비난하는 시위를 벌인 것으로 전해졌다.

라이스 장관은 UN 결의안이 '지속가능하고 장기적'이어야 한다는 기존의 입장을 되풀이 하며 즉각적인 휴전을 요구하지 않았다. 라이스 장관은 그러나 휴전을 이끌어 내기 위해 노력 중이라고 밝혔고 이스라엘 측에 이번 폭격에 대한 불만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존 볼튼 유엔 주재 미국대사는 "라이스 장관이 이번 사태 해결을 위해 노력해 왔다"며 "그동안 수차례 이스라엘에게도 주의를 기울여 군사작전을 실시해야 한다고 충고했다"고 말해 이번 사건에 대한 미국의 불편한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바사르 자파리 유엔 주재 시리아 대사는 이번 공격과 관련 "미국의 폭탄"이라며 미국의 책임을 주장했다. 그는 이번 공습에 사용된 폭탄에 대해 "미국인들이 주장하는 대로 '똑똑한 폭탄(smart bomb)'이 아니라 '멍청한 폭탄(silly bomb)'이다"며 비꼬고 "레이저로 유도되는 폭탄이 아니라 증오로 유도되는 폭탄"이라며 미국을 비난했다.

이스라엘, 48시간 공습 중단 "진상 조사 나서겠다" 고의성은 부인

한편 이스라엘은 카나 마을 공습과 관련, 성명을 통해 유감을 표명하고 진상조사에 나서겠다는 밝혔다. 성명은 레바논의 무고한 민간인들이 공격을 받아 사망한 데 대해 깊은 위로와 애도의 뜻을 표한다"며 "책임을 통감하고 사건에 대한 철저한 조사에 착수할 것"이라고 밝혔다.

아미르 페레츠 국방장관도 즉각 진상조사에 착수할 것을 군에 지시한 것으로 전해졌으다. 외교소식통에 따르면 이를 위해 최소 48시간동안 레바논에 대한 공습 중단을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노아 메이르 미스라엘 군 대변인은 "그 건물을 목표로 한 것이 아니었다"며 "그곳으로부터 1백m 떨어진 곳에서 로켓이 발사됐으며 그곳을 목표로 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우리는 민간인을 목표로 하지 않으며 민간인이 있다는 것을 알았다면 폭격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의도적 폭격을 부인했다.

댄 길러먼 유엔 주재 이스라엘 대사도 이번 공습에 대해 사과하면서도 고의적으로 이스라엘 민간인을 목표로 하는 헤즈볼라와 이스라엘은 같을 수 없으며 이스라엘은 민간이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주장했다고 <AP통신>은 전했다.

이스라엘 총리 "헤즈볼라에 대한 공격은 계속할 것"

그러나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에후드 올메르트 이스라엘 총리는 "이번 공격으로 어린이 사망자가 발생한 점은 매우 유감스럽다"면서도 "헤즈볼라에 대한 공격을 멈추지는 않을 것이며 앞으로도 10일에서 14일 정도의 공격이 더 필요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길러먼 대사도 는 "이스라엘 국민을 위해서뿐만 아니라 레바논 국민들을 위해서라도 휴전에 앞서 헤즈볼라의 무장해제가 이뤄져야 한다"며 이같은 요구가 받아들여질 때까지 헤즈볼라에 대한 공격을 계속할 것임을 시사해 이스라엘의 레바논에 대한 공습이 앞으로도 이어질 것임을 시사했다.
임지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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