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정 담판 역시 결렬...정동영 '마이웨이'
정동영 고향 출마 뜻 안 굽혀, 민주당 내홍 파국으로
정 대표 비서실장인 강기정 의원과 정 전 장관의 측근인 최규식 의원은 이날 밤 10시 국회브리핑에서 "정 대표와 정 전 장관은 재보선의 중요성에 공감하고 서로의 입장을 충분히 말하고 들었다"면서 "정 전 장관은 귀국과 출마의 진정성에 대해 충분히 설명했고, 정 대표는 선당(先黨)의 자세로 좋은 협력방안을 마련하자고 제안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그러나 "정 대표는 최고위원들의 의견을 전달했고 정 전 장관은 이를 존중함과 동시에 당원과 지지자들의 의견을 지도부가 경청하고 존중해줄 것을 요청했다"고 밝혀 이견을 좁히지 못했음을 밝혔다.
이들은 "정 전 장관은 내일부터 김원기 전 국회의장, 조세형 전 의원, 박상천 의원, 문희상 국회부의장 등을 방문, 당의 고충을 듣고 자신의 입장에 대해 말할 예정이며 정 대표도 당의 여러분과 충분히 대화를 나눌 것을 조언했으며 두 사람은 앞으로 계속 대화를 나누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들에 따르면, 두 사람은 이날 오후 6시 서울 마포구의 한 음식점에서 배석자 없이 만나 3시간 동안 담판을 벌였으나 쌍방의 입장만 확인했을 뿐이다. 두 사람은 조만간 다시 약속을 정해 만나기로 했으나, 구체적 시기나 장소는 아직 잡지 못했다.
김대중 전대통령이 이날 오전 정 전장관에게 고향 출마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전했음에도 불구하고 정 전장관이 고향 출마 뜻을 굽히지 않으면서 이날 저녁 정-정 회동의 파국은 이미 예견된 것이었다. 따라서 이날 회동은 사실상 정 전장관의 '마이웨이' 행보의 수순밟기가 아니었냐는 해석을 낳고 있으며, 탈당후 무소속 출마가 초읽기에 들어간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민주당과 호남 영향력이 아직 지대한 김 전대통령이 무소속 출마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한만큼 과연 정 전장관과 정치적 운명을 같이 할 의원이나 원외인사들이 얼마나 될지는 미지수다.
한편 이날 회동은 당사자인 정 대표와 비서실장인 강기정 의원, 정 전 장관과 측근인 최규식 의원 등 4사람만이 회동 장소 및 시기를 알고 있었을 뿐, 최고위원 및 대변인 등 당내 핵심 관계자들까지도 모르게 극비리에 진행됐다. 당초 회동 시간도 오후 7시30분으로 잡았다가 6시로 앞당겨 시작했으며 회동 장소가 언론에 알려지자 다시 장소를 바꾸는 등 보안에 신경을 썼다.
<저작권자ⓒ뷰스앤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