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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합의법안 불발에 ‘네탓 공방’

한 “합의문 잉크도 마르기 전에” vs 민 “필리버스터 안 썼다”

여야는 4일 전날 합의 처리키로 한 금산분리 완화 등 일부 쟁점법안의 본회의 통과 불발과 관련, 하루 종일 ‘네 탓 공방’을 벌였다.

한나라 “민주당, 필리버스터로 합의이행 거부”

박희태 한나라당 대표는 이날 당 최고중진 연석회의에서 “여야 합의문의 잉크도 마르기 전에 야당이 약속을 어기며 오점을 남겼다”며 민주당을 비난한 뒤 “약속은 지켜져야 한다”고 말했다.

임태희 정책위의장도 이날 기자간담회를 열고 “(은행법 등을) 직권상정할 수 있었지만 국회 파행의 빌미가 될 수 있다는 생각에 끝까지 합의하려 했다”며 “야당은 일부 합의된 점에 대해서는 약속을 지켰어야 했다”고 쟁점법안 처리 불발을 야당 탓으로 돌렸다.

한나라당 제4정조위원장인 김기현 의원도 처리가 불발된 국가균형발전특별법 개정안을 거론하며 “민주당의 고의적 필리버스터로 처리되지 못했다”고 비난했다.

조윤선 대변인 역시 논평을 통해 “국회가 인정하지 않고 있는 필리버스터로 여야가 처리하기로 합의한 법안, 경제 살리기 민생법안이 매몰된 것”이라며 “이는 민주주의 기본이나 소양도 못 갖춘 저급한 행태”라고 민주당을 비난했다.

민주 “필리버스터 안 써. 은행법 불발도 여당 때문”

이에 맞서 서갑원 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은행법 처리 무산과 관련, “홍준표 원내대표가 먼저 ‘4월 국회에서 처리하자’고 제안한 것”이라며 “그런데도 책임을 민주당에 돌리고 있다”고 반박했다.

조정식 원내대변인도 “당초 민주당이 생각한 산업자본의 은행지분 소유한도 8%를 9%까지 양보한 수정안을 본회의 직전 한나라당에 제안했지만 이를 거부했다”며 “한나라당은 4차례에 걸쳐 입장을 번복하는 자중지란의 모습을 보였다”고 거들었다.

서 부대표는 야당들이 필리버스터 전술을 사용했다는 한나라당의 주장에 대해서도 “쓰지 않았다”며 “한나라당이 의결정족수가 모자라 본회의를 빨리 시작하지 못한 것을 두고 민주당에 책임을 전가하면 안 된다”고 반박했다. 조 대변인도 “만약 필리버스터 전술을 구사했다면 전면적이고 폭넓게 본회의를 진행했을 것”이라며 “국회법 절차에 따라 최소한의 정당한 의사진행을 했을 뿐이다. 한나라당과 국회의장의 직권상정과 날치기가 빚은 사필귀정”이라고 덧붙였다.

서 부대표는 전날 민주당 의원들의 표결 불참에 대해선 “이는 의원총회에서 원내전술로 결정한 것”이라며 “한나라당 스스로 야당이 필요하지 않고, 숫자와 힘으로 밀어붙이려면 앞으로 의결정족수를 포함한 모든 국회운영을 스스로 하라는 메시지”라고 말했다.
이준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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