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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같이 망하려 하나? 한국만 미국채 사들여"

LG경제연구소, 미국채 투자 편중 위험성 지적

미국 달러화의 평가 절하와 달러화 자산 가격 하락으로 인한 위험(리스크)에 대비, 미국채에 집중된 한국경제의 외화자산 운용 형태를 바꿔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LG경제연구원은 15일자 <LG주간경제>에 실린 '아시아국가들, 미국채 팔기 시작했나' 보고서를 통해 "아시아 주요 국가들이 심화된 '글로벌 임밸런스(불균형)'에 따라 최근 '글로벌 리밸런스(재균형)'로 변화될 가능성에 주목하고 리스크 관리를 강화하며 변화를 모색하고 있다"며 "그러나 한국은 도리어 지난해 미국채 보유액이 1백15억달러나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글로벌 임밸런스'는 현재 미국이 막대한 경상수지 적자를 한국.일본.중국 등 아시아국가들의 미국채 매입에 따른 자본수지 흑자로 메우고 있는 상태를 가리킨다. 반면 '글로벌 리밸런스'는 이같은 미국과 교역 상대국 사이의 대외거래 불균형이 조정되는 것을 의미한다.

일본.중국 등 아시아국가, 미국채 비중 줄이는 위험 관리에 치중

보고서는 한국을 제외한 일본.홍콩.대만.중국 등 아시아국가들이 고유가와 인플레이션, 이에 따른 부동산 가격 급락과 소비 위축 가능성이 커지면서 미국채 비중을 줄여 위험 관리에 나서고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채 최대 보유국인 일본의 경우 지난해 외환보유고가 24억달러 증가한 반면, 민간부문을 포함한 전체 미국채 보유액은 49억달러 감소했다. 홍콩과 싱가포르 역시 작년에 미국채 보유액이 각각 11억달러, 30억달러 줄었다.

중국과 대만은 지난해 각각 3백38억달러, 32억달러어치의 미국채를 순매수했지만, 전체 외환보유고 증가액 대비 비율은 16%와 28%로 2004년의 31%와 48%에 비해 크게 낮아졌다.

특히 이같은 미국채 비중 감소는 각국의 중앙은행이나 정부에 의해 주도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이들 아시아국가 공공기관의 미국채 순매입액이 2004년 2천11억달러에서 지난해 6백12억달러로 줄어든 데서 잘 나타난다.

그러나 한국의 경우 지난 한해 동안 증가한 총 외환보유고가 1백13억달러인데 비해 미국채 증가액은 이보다 많은 1백15억달러에 달한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외환보유고 증가액보다 많은 미국채를 순매입한 국가는 한국이 유일한 것으로 분석됐다.

이에 따라 전체 외국인 보유 미국채 가운데 한국이 차지하는 비중도 2.9%에서 3.1%로 0.2%포인트 오히려 높아졌다.

외환보유고 구성과 외화자산 투자대상의 다변화 나서야

보고서는 올초 원.달러 환율이 급락한 가운데 지난 1월에만 외환보유액이 65억달러나 급증했던 점을 고려할 때 한국의 미국채 보유액은 올해 들어서도 크게 늘어났을 것으로 진단했다.

조영무 LG경제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주요 아시아국가들이 미국의 재정지출 급증과 대규모 자연재해의 재발 등으로 미국경제에 충격을 주면서 미 달러화와 채권 가격하락을 초래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미국채 포지션 조정에 나서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우리나라도 다른 아시아국가들처럼 미달러화 평가 절하와 달러화 자산 가치하락에 대비, 외환보유고 구성과 외화자산의 투자 대상을 다변화해야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홍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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