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치, 한국 신용등급전망 '기습적 하향조정'
아시아 대상 6개국 중 한국과 말레이시아만 등급 낮춰
글로벌 금융위기 발발후 우리나라 신용등급을 낮춘 것은 피치가 처음이다. 앞서 무디스와 S&P는 시중은행 외채에 대한 정부의 지급보증을 이유로 신용등급 유지를 밝혔었다.
피치는 이날 한국의 국가신용등급 전망을 기존의 '안정적(Stable)'에서 '부정적(Negative)'으로 하향한다고 밝혔다.
피치는 이날 <이머징마켓 신용등급 리뷰>라는 특별 보고서를 통해 투자등급에 속하는 이머징마켓 주요 17개국의 신용등급에 대한 검토 결과를 발표하면서 우리나라 신용등급 전망을 낮췄다. 피치는 이머징 마켓의 취약성과 세계 주요 경제국들의 경기침체로 인한 충격을 감당할 만한 능력에 초점을 맞춰 이번 등급 결정을 내렸다고 말했다.
아시아-태평양 신용등급 책임자 제임스 매코맥은 "급격한 경기 침체에 따른 은행권의 디레버징(차입감소) 부담 증가와 자산건전성 악화로 인해 한국의 대외 신용도가 악화될 수 있다"고 신용등급 전망 하향 이유를 밝혔다. 피치는 그러나 "잠재적인 외부 자금 수요는 커지고 있지만 풍부한 외환보유액을 감안하면 유동성 우려는 크지 않다"고 말해, 국가부도 가능성은 배제했다.
피치는 수출 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 경제가 글로벌 동반경기침체로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예상되며, 은행의 과도한 단기외채와 과도한 가계대출-건설 대출 등이 악재로 작용할 것으로 판단해 신용등급 전망을 낮춘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부동산거품 파열에 따른 건설사 등 기업의 집단부실화 우려도 요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피치의 신용등급 전망 하향은 몇달 뒤 실제 신용등급을 낮출 수 있다는 통첩성 성격이 짙어, 시장에 큰 충격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피치는 이날 리뷰 대산인 아시아 국가 6개 신흥국 가운데 한국과 말레이시아만 신용등급전망을 낮추고 나머지 중국, 대만, 태국, 인도 등은 신용등급전망을 현수준으로 유지해, 한국을 바라보는 국제사회 시선이 싸늘함을 입증해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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