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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정부여당, 너나 잘하세요"

물가불안세 확장. 추가 금리인상 강력시사

이성태 한국은행 총재가 7일 열린우리당과 재정경제부의 금리인상 동결 압박을 일축했다. 법이 정한 한은 금통위의 권한에 개입하지 말고 "너나 잘 하세요"라는 얘기이다.

이성태 총재, "금리는 한은 금통위원 7명이 정한다"

한은은 이날 오전 금통위를 열어 콜금리를 현행 4.25%로 동결했다. 부동산값 오름세가 다소 둔화되는 등 즉각 금리를 올려야 할 이유가 없다는 이유에서였다. 한은은 그러나 이날 발표한 `최근의 국내외 경제동향`을 통해 "현재 물가가 안정세를 유지하고 있지만 하반기에는 고유가와 내수회복에 따라 상승압력이 커지면서 오름세가 점차 확대될 것"이라고 전망, 추가 금리인상을 강력 시사했다.

본격적 반론은 금통위 회의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이성태 한은총재 입을 통해 전개됐다. 이 총재는 강봉균 열린우리당 정책위의장, 박병원 재경부차관 등의 잇따른 금리인상 동결 발언에 대해 불쾌감을 표시하며 추가 금리인상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 총재는 "물가는 최근까지 비교적 안정세 보이나 그동안 경기회복이 작년 1분기 이후 진행되고 국제 원유가격이 상당히 올랐고, 그동안 환율하락이 최근에 와서 주춤해 지는 경향이 있어서 경기회복과 고유가에서 오는 물가상승압력은 상당히 커지고 있고 지속되고 있다"며 날로 커지는 물가압력을 지적했다.

이 총재는 이어 "4.25%라는 콜금리 목표, 현재 4.8~5.0% 움직이고 있는 국고채 3년물 수준은 우리나라 경제성장이나 활동을 뒷받침하는데는 무리 없는, 경기부양적 수준"이라고 말해, 한은의 금리가 경기부양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는 정부여당의 주장에 대해 반격을 가했다.

이 총재는 또 "지금까지는 농산물 공급이 원활해서 물가상승이 낮았고 환율하락으로 상쇄됐다"며 "그러나 이미 물가가 매월 올라가고 있다. 물가상승은 그 바탕의 기조적인 흐름을 봐야 하는데 이미 연초부터 오르기 시작했다. 물가는 과거 물가가 아니라 미래 물가가 어떻게 될 것인가가 중요하다"고 말해, 추가 금리인상을 강력 시사했다.

이 총재는 이어 최근 정부여당의 잇따른 금리개입 발언에 대해 "한은의 통화정책, 콜금리 목표 변경은 나를 포함한 금통위 위원 7명이 모여서 토론을 하고 합의한대로 결정하고 있다"며 "통화정책을 둘러싼 제도나 환경이 지난 몇년새 많이 달라졌다"고 강력 성토했다.

정부여당의 잇따른 금리개입 발언을 공개석상에서 일축하는 이성태 한은총재. ⓒ연합뉴스


한은 "정부여당, 너나 잘 하세요"

이 총재의 이날 기자회견 내용은 '경기 부양'을 명분으로 한은에 금리동결, 일각에서는 심지어 금리인하까지 요구하는 정부여당의 목불인견에 대해 정면반박으로 해석되고 있다.

한은은 이란-북한 등 국제지정학적 불안으로 당초예상보다 유가가 폭등을 거듭하고 경상수지 흑자 격감으로 하반기 원화환율이 재반등하면서 하반기에 국내물가가 크게 오를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한은은 연초 1백60억달러로 잡았던 경상수지 흑자 전망을 최근 40억달러로 낮추었다.

여기에다가 정부와 지자체는 하반기에 교통요금을 필두로 가스값-상하수도요금-청소비 등 대대적인 공공요금 인상을 추진 중이다.

이런 마당에 한은이 선제적으로 인플레에 대응하지 못할 경우 가뜩이나 부동산거품으로 위태로운 한국경제의 근간이 흔들릴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이런 마당에 '정치 논리'에 휘말려 연일 금리 개입 발언을 하는 정부여당의 행태를 더이상 용납해선 안된다는 게 한은 판단이며, 이성태 총재는 공식 기자회견을 통해 정부여당에 대해 따금한 일침을 가한 셈이다.

한은의 한 간부는 "요즘 정부여당 행태를 보면 말 그대로 목불인견"이라며 "시쳇말로 '너나 잘 하세요'라고 말해주고 싶다"고, 한은의 격앙된 분위기를 전했다.
박태견 기자

댓글이 1 개 있습니다.

  • 8 15
    잘한다

    노빠 충견
    총재로 앉힐 때는 충실함을 근거로 부산상 선배를 간택한 것인데,,,,
    아니나 다를까 노면과 다른 정책을 주장하는 정부 여당에 당연히 반기를 드는 것은 이상하지 않다.
    다만 신음하는 국민들만 이상할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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