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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공격적 수비축구'의 승리

탄탄한 '빗장수비'에 이은 빠른 역습전환 승리요인

이탈리아가 1982년 스페인월드컵 결승에서 독일을 누르고 우승한지 24년만에 2006 독일월드컵에서 다시 한 번 우승에 도전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 그리고 적어도 월드컵 무대에서 만큼은 이탈리아가 독일에 지지 않는다는 기록(3승2무)도 이어갔다.

이탈리아의 이른바 '카테나치오(빗장수비)'는 주축 수비수 네스타 한 명이 빠졌다고 해서 결코 흔들리지 않는 견고한 시스템을 자랑했고, 이는 독일이 홈팬들의 열광적인 응원 등 홈팀으로서의 어드밴티지를 등에 업고 경기에 임했음에도 결코 뚫을 수 없었다.

전통적인 빗장수비 견고, 빠른 역습전환 달리진 면모

그러나 이탈리아의 견고한 수비력만을 이날 경기에서 독일을 물리친 승리의 요인으로 분석하기에는 2% 부족한 면이 있다. 분명 지난 24년간의 이탈리아축구와는 다른 뭔가가 있었다. 그것은 탄탄한 수비에 이은 빠른 역습전환이었다.

이번 독일월드컵이 개최되기 직전 이탈리아의 리피 감독은 "이번 독일월드컵에 참가하는 이탈리아팀의 모습은 이전보다 훨씬 공격적일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조별예선이 시작되고 뚜껑을 열었을 때 이탈리아 팀의 면모에서 특별히 공격적이라고 부를 만큼의 모습을 찾기란 쉽지 않았다.

그저 경기에서 이기는 요령을 잘 아는 팀으로서의 면모는 유지했지만 그 외의 부분은 역시 '빗장수비'가 그들의 모든 것을 말해주는 것처럼 보였다. 이번 대회 들어 자살골 1골을 허용한 것 이외에 단 한골의 필드골도 허용하지 않았다는 것이 이를 입증해준다.

이탈리아의 달라진 면모를 확인할 수 있었던것은 지난 우크라이나와의 8강전에서였다. 이탈리아 잠브라노의 선제골은 우크라이나의 공격을 끊은 잠브라노가 상대 수비진영이 미처 갖춰지기 전에 수비수임에도 기습적으로 상대진영을 돌파, 골키퍼가 예측하지 못한 타이밍에 강력한 중거리슈팅을 시도함으로써 얻어낼 수 있었다.

이전의 이탈리아의 공격스타일이었다면 좀 더 측면으로 치고들어가 중앙으로 달려드는 포워드를 향해 크로스를 연결했을 것이다. 물론 이런 장면은 이 경기에서 이탈리아 루카 토니가 뽑아낸 2골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 그러나 선제골의 중요성이 매우 강조되는 축구에서 이탈리아가 이전과는 다른 스타일의 공격으로 선제골을 뽑아낸 장면은 주목할만하다.

미드필드 부터의 압박에 이은 공격으로 체력안배 성공 숨은 승리요인

독일과의 4강전에서 이탈리아가 그토록 피하고 싶었던 승부차기를 피할 수 있었던 요인도 결국 탄탄한 수비력에 더한 빠른 공격전환이었다. 이탈리아는 경기초반부터 독일의 파괴력있는 공격을 효과적으로 수비하는데 성공했을 뿐 아니라 이를 정확하고 빠른 패스를 통해 역습으로 연결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이탈리아 수비는 최대한 미드필드 부터 상대를 압박, 자기편 진영 골에어리어 근처가 아닌 하프라인 부근에서 공격을 시작함으로써 체력소모와 공격작업시간을 줄일 수 있었고 이는 연장전 막판까지 집중력을 유지할 수 있었던 원동력이 되었다.

연장후반 종료시점에서 터진 이탈리아 델 피에로의 쐐기골은 120분 사투의 마지막 순간까지 집중력을 잃지 않을 수 있었던 이탈리아 선수들의 체력이 바탕이 되었다. 지난 2002년 한일월드컵 당시 연장전 들어 급격히 체력이 저하되며 한국팀에 골든골을 허용, 역전패할 당시와는 사뭇 다른 모습이었다.

오는 6일 새벽(한국시간) 포르투갈과 프랑스의 4강전에서 승리한 팀이 이탈리아의 결승전 상대로 결정된다. 포르투갈이 되었든 프랑스가 되었든 이탈리아를 상대하기 위해서는 두 가지 과제를 해결해야 한다.

아직까지 단 한 골의 필드골도 허용하지 않은 이탈리아의 수비진을 어떤 방식으로 공략할 것인지와 공격이 끊겼을 경우 이탈리아 공격진이 펼치는 빠른 역습에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 하는 문제다. 물론 그 이전에 이탈리아 선수들의 거친매너를 심리적으로 극복한다는 전제가 깔려야 함은 물론이다.
임재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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