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계 27일 시국법회에 '50만 동원령'
지관스님 "50만명은 모여야 돼", 이차돈 순교까지 거론
지관 스님은 19일 오후 서울 견지동 조계사 총무원에서 열린 '직할 교구 종회'에서 인사말을 통해 "한 50만 명이 모이도록, 동원이 잘 되도록 솔선해 주기를 부탁한다"고 말했다. 그동안 27일 집회에 "사상최대 규모가 될 것"이란 얘기를 한 적은 있으나, '50만명'이란 숫자가 언급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날 회의는 조계종 직할교구에 속한 200여 개 사찰 및 암자의 주지가 참석하기로 돼 있었으나 상당수가 권한을 위임해 실제로는 약 50명이 참석했다. 지관 스님은 저조한 출석률을 지적하며 "사찰 200여 곳의 주지 가운데 절반도 참석을 안 했으니 참여 정신이 결여됐다"고 질타한 후 "바람이 멀리서 불어도 결국 내 몸에 닿듯이, 당장 닥치지 않는다고 각성하지 않는다면 부처님께 죄를 짓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번 일보다 더 중요한 게 없다고 각성하며, 집 지키는 사람만 남기고 모두 참여해 오랜만에 서로 만나는 좋은 기회로 삼자"고 거듭 집회 참여를 독려했다.
지관스님은 “최근 들어 (고위 공직자들을 중심으로) 자기 종교를 중시하고 다른 종교를 보이지 않게 소외하고 차별하는가 하면 특정 종교를 침해하는 사례가 비일비재해 참지 못할 지경에 이르고 있다”며 “이런 일들을 계속 방치할 경우 교세가 약해지는 것은 물론 결국 불교가 쇠퇴하는 등 어마어마하게 무서운 일들이 발생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신라시절 이차돈의 순교까지 거론하며 "법을 제대로 지키고 아울러 몸도 잘 지키는 게 바로 호법이며, 수행을 잘해나가면서 잘못한 것을 물리치는 것 역시 부처님의 법"이라고 단호한 입장을 밝혔다. 그는 “이 때문에 역대 조사들이 수많은 역경 속에서도 3000여년 가까이 위법망구(爲法忘軀)의 정신으로 법을 지켜왔다”며 “우리도 이 같은 정신을 계승해 부처님의 법이 올바로 이어질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의무가 있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그는 "산이 높고 골이 깊어야 물도 깊어져 물고기가 많이 모인다"며 "이 대회는 27개 종단의 사부대중(스님과 신도)이 참여하는 만큼 여법(如法)하고 질서정연하게, 부처님 정신에 맞게 치르자"고 말했다.
이날 종회에서는 범불교도 대회 진행과 관련, 버스 주차 장소를 지정하고 복장 통일을 지시하는가 하면 대회 후 오후 5시부터 서울시청 앞에서 조계사까지 스님이 앞장서고 신도가 뒤따르는 방식의 가두행진 등 구체적 행동지침을 전하기도 했다.
앞서 지관스님은 이날 서울-경기지역 직할교구 소속 주지스님 30여명과 오찬간담회에서도 “불교계는 종교차별 행위에 대해 이해와 양보를 해왔지만 근간에 종교차별 행위가 심각해지고 있다”며 “이제는 불교계가 한 목소리로 힘을 모아야 한다”고 밝혔다. 지관스님은 “직할교구 소속 사찰답게 범불교도대회에 많은 인원들이 동참할 수 있도록 스님들이 노력해 달라”며 적극적 동참을 지시했다.
조계종은 이어 오는 20일 스님들의 대의기관인 중앙종회를 열고, 21일에는 종단 실무자 회의 개최하는 등 '50만 동원'을 위한 총력 체제에 돌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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