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시간 인터넷 감시' 파문, "빅브라더 재림"
'서울시 모니터링 시스템', 네티즌 댓글, 미니홈피까지 감시
'서울특별시 온라인 실시간 모니터링 시스템'
네티즌들은 25일 오후 인터넷상에서 '서울특별시 온라인 실시간 모니터링 시스템'이란 명칭의 프로그램을 발견했다.
문제의 프로그램에는 ‘서울시’, ‘오세훈’, ‘서울시의회’, ‘준공업지역’, ‘개고기’의 단어를 검색 키워드로 설정되어 있었으며, 실시간으로 올라오는 네티즌들의 글들이 줄줄이 올려져 있었다.
모니터링 대상은 '네티즌 모니터링(전체)'란 명침아래 미니홈피, UCC동영상, 지식검색, 블로그, 카페 등과 다음아고라, 디시인사이드, 서울시 구청게시판, 정부 및 공공기관 등의 주요게시판이었다.
또한 '언론 모니터링'이란 명칭 아래 네이버, 다음, 야후, 엠파스 등 포털뉴스(전체)와 방송, 중앙일간지, 지역매체, 기타매체 등 인터넷언론(전체) 및 기사 댓글이었다.
말 그대로 거의 모든 인터넷 글을 감시하고 있었던 셈.
문제의 사이트는 관리자만이 접속할 수 있는 페이지였으나 발견 당시 접속자에 대한 아무런 제약이 없어 이같은 사실 확인이 가능했다.
"빅브라더가 재림했다"
네티즌들은 당연히 "‘빅브라더’가 재림했다"며 격노했다.
ID 'ARMA'는 "서울시야 서울시정에 따른 여론을 알아보기 위한 것이지, 감시하기 위한 것이 아니다 라는 말을 하겠지만, 결국 칼을 든 사람에 따라 강도도 주방장도 될 수 있다는 것..."이라고 경악했다.
ID '윈도우Pe™'는 "빅브라더 좀 무섭군요. 이거 어디 무서워서 글도 마음대로 쓸 수 있을지"라고 말했다.
ID '웹초보' 역시 "세상에나... 빅브라더의 존재가 사실이었군요"라며 "사이버 모욕죄, 포털 폐쇄권, 그리고 구글의 어청수 관련 동영상 삭제까지.. 21세기판 신공안정국의 등장을 알리는 것 같다"며 일련의 인터넷 여론 통제 움직임과 연관짓기도 했다.
이밖에 일각에서는 오세훈 서울시장이 한나라당 소속 지자체단체장임을 지목하며, 한나라당이 앞서 언급했던 ‘사이드카‘ 프로그램의 실체가 드러난 게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하는 등 파문이 급속 확산되는 양상이다.
(주)한국모니터링 "서울시 의뢰한 게 아닌 데모 프로그램일뿐"
파문이 일자, 문제의 모니터링 프로그램을 제작한 (주)한국모니터링은 26일 홈페이지에 팝업창을 띄워 서울시와 무관한 일임을 강조하고 나섰다.
(주)한국모니터링은 "우리가 관공서용 샘플로 만든 서울시 온라인 모니터링 샘플프로그램이 인터넷에 올라와서 서울시와 네티즌께 혼란을 드린 점 대단히 죄송하다"며 "이는 서울시에서 의뢰한 것이 아닌 관공서 및 공공기관에 제안하기 위해 자체적으로 제작한 데모용 프로그램"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한국모니터링 검색서비스는 포탈검색을 통해 나온 결과물만 보여주기 때문에 1촌 게시글 및 비공개 게시글과 비공개 카페글은 검색되지 않으며 검색할 수도 없다. 철저히 포탈 등에 공개된 게시글만 검색된다"고 주장했다.
네티즌들은 그러나 해명에도 불구하고 한국모니터링이 24시간 네티즌을 감시하는 데모 프로그램을 제작했다는 것 자체에 격노하며, 일각에서는 문제의 프로그램이 노출된 경위에 대해서도 의혹의 눈길을 보내고 있어 파문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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