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희태, 남북관계 단절도 'DJ-盧 탓'
"실효성 없는 핫라인 만들어놓고 과대선전, 지금 통하는 것 없어"
박 대표는 이날 여의도 한 호텔에서 열린 한국방송기자클럽 토론회에 참석해 "모든 역대 정권이 대북 핫라인을 개설했다고 얼마나 뽐냈느냐. 그런데 지금 통하는 것이 아무 것도 없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기본적으로는 북측에서 사건 자체를 장시간 동안 감췄고, 북측에서 일어난 일을 현실적으로 정부가 알 수도 없었다"며 "특히 북한은 판문점에 설치된 전화도 받지 않는 등 우리의 주장 자체를 받아주지 않고 있어, 정부로서는 대응하기가 어려운 측면이 있다"며 이명박 정부를 감쌌다. 그는 다만 "사건 발생 직후 대통령에게 바로 통보돼야 하고 안보담당 라인에서 서둘러 해결책을 마련해야 하는데 그런 기민성이 없었다"며 "연락이 몇 시간씩 늦은 문제점을 인정한다"고 부분적인 잘못을 시인했다.
북한이 일체의 이명박정부 접촉 제안을 거부하고 있는 것을 김대중-노무현 정부 탓으로 돌리는 박희태 대표 주장은 그러나 잘못되면 모두 전임 정권 탓으로 돌리는 고질병이 도진 게 아니냐는 비판을 자초하고 있다.
남북관계 급랭은 이명박 정부의 강경한 대북정책이 발단이었다는 것은 국내외 모두가 인정하는 객관적 사실이기 때문이다. 또한 이명박 정부는 출범후 일련의 인사를 단행하면서 그동안 북한과 접촉해온 대화채널을 스스로 차단했다는 비판에도 직면해 있는 상황이다.
이런 마당에 박 대표가 최근 북한의 대화채널 봉쇄를 과거 김대중-노무현 정권이 실효성없는 핫라인을 만들어놓고 과대선전한 탓이라고 비난하고 나선 것은 근본적으로 남북관계 경색의 근원을 왜곡하는 접근방식으로, 이런 방식을 고수하다간 남북관계는 더욱 경색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지배적 우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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