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우농민들 "한나라, 미국 국회의원이냐"
"한우보다 맛있다" 발언에 격노, 네티즌 "30개월이상 먹어라"
한승수 국무총리의 "맛있다" 발언을 필두로 한나라당 의원들의 발언에 이르기까지, 정부여당의 행태가 미국 쇠고기의 안전성을 강조하는 선을 넘어서 미국 쇠고기의 품질이 한우보다도 낫다고 주장하는 사태로까지 발전하고 있기 때문이다.
남호경 전국한우협회 회장은 한나라당의 미국 등심 시식회에서 나온 한나라당 의원들 및 한승수 총리의 "맛있다" 발언과 관련, "미국의 국회의원인지 미국의 정부인지, 도저히 납득이 안갈 정도로 경악을 감추지 못하겠다"며 격분을 숨기지 못하며, 9일중 한나라당 시도지부를 항의방문하기로 했다.
남 회장 등 한우협회 회장단은 앞서 지난 1일 한승수 총리가 손자들과 미국 쇠고기를 먹어본 결과 "맛있고 좋았다"고 발언한 데 반발, 지난 7일 세종로 종합청사로 한승수 총리를 항의방문한 바 있다. 이들은 이날 한 총리 발언을 "미국산을 선호하고 한우를 외면하는 듯한 의미"라며 질타한 뒤, 한 총리의 미국 쇠고기 12kg 구입에 항의하는 의미로 한우 여러 부위 12kg을 갖고가 64만5천원에 팔기도 했다.
하지만 한우협회의 반발에도 정부여당의 미국 쇠고기 시식회는 계속될 전망이다.
당초 청와대는 지난 7일 구내식당에서 미국 쇠고기로 만든 불고기를 내놓을 예정이었으나, 이명박 대통령이 일본방문후 귀국해 한번 미국 쇠고기를 시식하겠다고 밝힘에 따라 미국 쇠고기 메뉴를 이 대통령 귀국후 선보이기로 했다.
미국 등심 시식회를 주관한 심재철 한나라당 의원은 금명간 미국 곱창 시식회도 갖는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정부부처 구내식당의 경우 공무원노조 등이 미국 쇠고기 유입을 전면 차단하겠다고 선언한 바 있어, 당분간은 청와대와 정부, 한나라당 고위층만 시식회를 가질 전망이다.
이같은 정부여당의 잇딴 미국산 쇠고기 시식회에 대해 대다수 네티즌들은 "30개월 이상 미국 쇠고기와 내장 등을 매일같이 먹어야지, 종전에 수입된 30개월 미만을 한번 먹으면서 웬 생색이냐"는 냉소적 반응을 보이고 있어 시식회 효과는 별무소득인 분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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