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은 전날 불교계 원로들과 오찬을 함께 하며 조언을 들은 뒤 7일에는 개신교 목사들과 오찬을 함께 하며 조언을 청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오찬에서 "걱정을 끼쳐드려 죄송하다"고 사과하면서도, 쇠고기 파동과 관련, "그 때(지난 정권에서) 처리했으면 이런 말썽이 안 나지"라며 노무현 정권에 대한 불만을 토로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열린 개신교 목사들과 오찬에서 김장환 목사가 "3일 전에 봉화마을에 다녀왔다. 노 대통령에게 청와대에 계셨으면 어떻게 대응을 하시겠습니까라고 물었더니 아무 말 없이 웃기만 하셨다"고 말하고 조용기 목사가 "일은 그 때 다 벌여놓은 것"이라고 말하자 이같이 말했다.

조용기 목사는 이 대통령의 발언 이후 "그 때 처리가 됐으면 문제가 안 났을 텐데..."라고 거듭 맞장구를 쳤다. 조 목사는 쇠고기 파동후 앞서 서울광장앞 개신교 집회때 촛불 배후론을 주장하며 이 대통령에 대한 전폭 지지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조용기 목사는 그러나 김장환 목사가 "촛불시위의 저의가 뭐라고 생각하십니까"라고 묻자, 아무 대답도 하지 않았다. 이 대통령은 이에 대해 "세상을 밝게 하려고 그런 점도 있고 긍정적으로 생각하려 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이 이어 병환 중인 하용조 목사에게 "투석하고 되게 힘드시다고 한다"고 위로를 건네자 하 목사는 "오늘 아침에도 투석하고 바로 왔다. 투석하려면 힘들다"며 "그래도 나라일 만큼 힘들겠나. 꼬이고 꼬여서 꼬인 걸 잘 풀어야지…"라고 말했다.

김장환 목사가 "청와대에서 이렇게 아름다운 새소리가 나는데 밖에서도 났으면 좋겠다"고 우회적으로 촛불집회를 거론하자, 이 대통령은 "여기서 새소리는 안 나도 되는데 바깥에서 나야지"라며 "걱정 끼쳐 드려서... 모시고 말씀을 들으려고 한다"고 말했다.

임명규 목사가 이에 "얼마나 심려가 많으신가"라고 위로하자 이 대통령은 "걱정이 많다"라며 "결과적으로 나라가 잘 돼야 한다. 그 분들 목소리도 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오찬에는 조용기 여의도순복음교회 원로목사, 하용조 온누리교회 담임목사, 전광표 구세군 대한본영 사령관, 김선도 광림교회 원로목사, 엄신형 한기총 회장, 임명규 기독교장로회 총회장, 권오성 한기협 총무, 김장환 극동방송 사장 겸 수원중앙침례교회 원로목사 등이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