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 공황상태, "국민에게 항복해야"
靑 "재협상은 안돼. 장관 교체는 고심중", 2일 MB-강재섭 긴급회동
홍준표 "국민이 성 났을 때는 항복해야"
홍준표 한나라당 원내대표는 이 날 낮 기자들과 만나 "국민이 성 났을 때는 항복을 해야 한다"며 "져야 한다. 한 판 붙으려고, 이기려고 하면 안 된다"며 이 대통령에게 대국민 항복을 촉구했다.
홍 원내대표는 또 "시스템을 포함한 전면적인 쇄신을 고민해야 할 때"라며 "인적쇄신도 그 안에 포함된다"며 전면작 인적 쇄신을 촉구했다.
조윤선 대변인도 현안 브리핑을 통해 그동안 '촛불 배후론'을 주장해왔던 것과는 달리 "국민의 목소리를 겸허히 듣겠다"며 "정부와 한나라당은 국민 여러분의 걱정을 덜어드리기 위해 진심이 담긴 수습안을 마련하고 있다"며 거센 국민 저항에 당혹감을 숨기지 못했다.
청와대 "쇠고기 재협상은 안돼. 개각과 비서 교체는 고심중"
청와대도 1일 청와대 턱밑까지 10만 시민이 몰려들어 밤샘 시위를 벌인 데 대해 공황적 충격을 받기란 마찬가지다. 그러나 쇠고기 재협상은 불가하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어, 뾰족한 해법을 찾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1일 기자들과 만나 "이명박 대통령이 이번 쇠고기 사태의 수습방안의 하나로 인적쇄신을 고민하고 있다"며 "인적쇄신에는 장관경질과 청와대 조직정비 등이 모두 포함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쇠고기 재협상과 관련해선 "이번 사태를 수습할 방안을 다각도로 검토하고 있지만 이미 미국과 체결한 사항에 대한 재협상 요구는 국제관례 등을 고려할 때 수용하기 힘들다"며 불가방침을 분명히 한 뒤, "이명박 대통령이 사태가 악화된 근본원인을 진지하고 심각하고 고민하고 있다. 단순히 감기약 처방으로 될 일이 아니라고 생각해 종합감기약 처방을 준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에 기자들이 '감기약 처방으로 해결되겠나'고 묻자 "지금이 말기암 사태는 아니지 않는가"라고 반문, 위기감의 농도가 한나라당과는 거리가 있음을 감지케 했다.
그는 국민저항의 원인과 관련, "대통령 취임 전에 큰 기대를 걸었던 국민들이 물가상승, 기름값 급등 등 경제적 어려움 지속과 '강부자, 고소영 라인'으로 대표되는 인사파동에 실망한 것으로 보인다"며 그동안의 실정을 시인하면서도 "쇠고기 수입 재개도 단순한 시장개방 차원을 넘어 원래 '외세'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있지 않나. 그것도 영향을 미친 것 같다. 여기에 치밀하게 기획하고 물밑에서 움직이는 세력도 영향을 미친 것 같다"며 여전히 배후론을 주장, 또다시 한나라당과의 차이를 감지케 했다.
현재 청와대는 정운천 농림수산식품장관, 김성이 보건복지장관, 김도연 교육과학기술장관 경질을 적극 검토하고 있으며, 홍보기획특보 및 정무기획비서관직 신설과, 민정수석실 산하에 인터넷 여론 파악을 전담하는 인력을 두는 방안 등을 검토하고 있다.
한편 이 대통령과 강재섭 한나라당 대표는 2일 오전 8시 강 대표의 강력한 회동 요청에 따라 회동을 갖고 정국 수습책을 논의할 예정이어서, 상당한 온도차를 느끼게 하는 청와대와 한나라당간에 간극을 좁히며 획기적 대책이 나올 수 있을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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