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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대통령 "물길 잇는 것, 뒤로 미루자"

"국민들이 불안해...", 낙동강 운하 등 '단계적 건설'로 선회

이명박 대통령이 21일 한반도 대운하를 단계적으로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이는 거센 국민적 반발에 종전의 강행 의지에서는 한걸음 물러선 것이나, 대운하 추진 방침에는 변함이 없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 대통령은 이날 경북도청에서 가진 대구-경북 업무보고에 앞서 가진 티타임 자리에서 김범일 대구시장이 "금요일에 영남권 5개 지사가 모여 낙동강 운하를 먼저 하자고 결의한다. 6월 초에는 낙동강 연안 시군들이 공동으로 뜻을 모을 것"이라고 말하자 "외국 가서 보면 친환경적으로 해야 하고, 잇고 하는 것은 국민들이 불안해 하니 뒤로 미루고..."라고 말했다.

김관용 경북지사가 이에 "홍수 피해가 엄청나다"며 낙동강 운하의 필요성을 강조하자, 이 대통령은 "홍수, 갈수기 이게 말이 안 된다. 외국은 강을 생산적으로 사용한다. 강을 하수구인양 쓰는 곳은 우리나라 말고는 없다. 이런 것을 개선해야 한다"며 우회적으로 대운하 필요성에 공감을 표시했다.

이 대통령은 여기서 그치지 않고 "대구-경북이 하늘길과 물길을 여는 계획을 세우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지방단체에서 철저히 해 주면 이르면 내년부터 경제가 움직일 수 있는 것을 볼 수 있을 것"이라며 낙동강 운하 전폭 지원 의지를 밝혔다.

이 대통령의 발언은 지난주 정두언 한나라당 의원 등 당내 소장파 의원들과 회동때 이들이 제안했던 "한반도 대운하 사업을 4대강 정비사업으로 전환하자"는 단계적 추진론과 맥을 같이 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 대통령은 전날 손학규 통합민주당 대표와의 조찬 회동때 손 대표가 “대운하는 이제 접어두시죠”라며 대운하 포기를 압박하자 “에이, 이제 그런 얘기는…”이라며 대운하에 대한 변함없는 의지를 드러냈었다.

그러나 대운하를 4대강 정비사업 형식을 빌어 단계적으로 추진할 경우 국회에서 특별법 제정 등이 힘들어 공사 기간이 오래 걸림으로써 사실상 이 대통령 재임기간중 완공이 힘들고, 따라서 사실상 한강과 낙동강을 잇는 대운하 건설은 물 건너간 게 아니냐는 관측을 낳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이명박 대통령이 지난해 대선때 독일을 방문해 운하를 둘러보고 있다. ⓒ연합뉴스
이영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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