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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민노당, 천영세 비대위 출범

자주파 '홀로서기' 본격화

위기의 민주노동당이 심상정 비대위의 좌초 이후 당 혁신을 위한 두 번째 비상대책위원회를 출범시키면서 당내 혼란 수습에 나섰다.

민노당은 19일 오후 7시 국회 도서관 소회의실에서 중앙위원회를 열고 4시간에 걸친 안건 심의 끝에 ‘혁신-재창당 추진 결의의 건’을 비롯한 당 운영안 7건과 결의안 2건을 처리했다.

이날 중앙위의 주요 안건은 ▲혁신 비상대책위 구성의 건 ▲18대 총선 방침과 비례대표 후보 선출 방안의 건 ▲당 혁신-재창당 추진 결의의 건.

천영세 비대위 출범으로 총선 체제 전환

세 안건 모두 민노당의 명운이 달려있는 4월 총선이 두 달도 남지 않은 상황에서 정상적인 선거를 치르기 위해 시급히 처리해야 할 안건들이었다.

평등파의 집단 탈당으로 재석이 50여석 줄어든 가운데 진행된 중앙위에서는 진통 끝에 출범한 심상정 비대위 체제 때와는 달리 혁신 비대위 구성, 전략공천 등 당내 민감한 사안들이 큰 이견 없이 통과됐다.

중앙위는 우선 첫 번째 안건으로 다룬 혁신 비대위 구성안건에 대해 당원 직선체 선출, ‘혁신-재창당 문구 삭제’ 등을 주장한 수정동의안을 부결시키고 원안을 압도적으로 통과시켰다.

혁신비대위는 천영세 당 대표 직무대행을 위원장으로 하고 5~6명의 당 안팎 인사들로 구성, 차기 지도부를 선출할 때까지 당내 위기수습 및 총선대응, 혁신 및 재창당에 관한 중앙위의 권한을 위임받게 된다.

민주노동당이 19일 천영세 비대위 출범시키고 본격적인 당 내분 수습에 들어갔다.ⓒ진보정치


비례후보 1~6번 전략공천, 개별 당원 찬반투표로 확정

중앙위는 또 심상정 비대위 혁신안에 포함됐던 안건과 흡사한 비례대표 전략공천 방침을 원안 일부 수정한 채 통과시켰다.

비례대표 선출방식은 1번부터 6번까지 전략공천 하되 1번은 장애인, 2번은 비정규직 부문에 할당하고 3~6번은 비대위가 인사를 추천하면 당원들이 개별 후보별로 당원 찬반투표를 거치기로 했다.

민노당이 이처럼 당 위기 수습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지만 이날 하루만 서울 성북, 전북, 대구, 공주에서 당원 3백여명이 집단 탈당하고 20일에는 단병호 의원과 민주노총 전.현직 간부 50여명의 탈당 기자회견도 예정돼 있어 위

한편 연일 이어지는 집단 탈당의 여파 탓인지 이날 중앙위에서는 일부 위원들이 심상정 비대위를 비롯한 신당 창당파에 대해 우회적으로 강한 반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특히 천영세 의원은 최근 언론들과의 인터뷰에서 ‘심상정 비대위가 제출한 혁신안의 정신을 계승하겠다’, ‘최기영, 이정훈 두 당원은 당규 위반 사항이 밝혀지면 당규에 따라 처벌하겠다’고 말한 대목과 관련해 중앙위원들의 집중 공격을 받았다.

천영세 직무대행 ‘심상정 혁신안 계승’ 발언으로 집중 질타

전현정 중앙위원은 “천 직무대행이 진상조사가 나오면 당규에 따라 처벌하겠다고 말하는데 대단히 유감”이라며 “두 당원이 인식 구속 상태에서 자유롭게 나와 조사와 소명이 가능할 때 제소해도 늦지 않다는 것이 혁신안 부결의 의미인데 천 직무대행이 처벌을 강조하는 의미가 무엇인가”라고 따져 물었다.

박종호 중앙위원은 “천영세 직대는 기자간담회에서 심상정 비대위의 혁신방향이 고스란히 남아있을 것이라고 말했다”며 “압도적으로 거부당한 잘못된 혁신안에 대해 이렇게 말한다면 당원들은 혼란을 느끼고 실망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 중앙위원은 ‘민주노동당 혁신-재창당 추진 결의의 건’을 논의하는 과정에서 천영세 대표 직무대행에게 심상정, 노회찬 의원과 조승수 새로운 진보정당 대표 등 당적을 갖고 탈당을 선언한 신당파 인사들의 제명 처리를 주장하기도 했다.

천 직무대행은 이에 대해 “비대위가 구성되면 가장 시급하게 바로 착수해서 추진해야 할 부분이 현안 수습”이라며 “탈당, 분당으로 오는 여러 가지 당의 어려움 어떻게 극복하느냐가 수습 부분이기 때문에 그 안 담아서 명확하게 처리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또 “국민들이 탈당은 혁신, 당에 남은 사람은 혁신을 포기한 세력으로 바라보고 있다”며 “자라 보고 놀란 가슴, 솥뚜껑 보고 놀란다고 당내 불신이 누적되니 의구심을 가질 수밖에 없겠지만 당 안팎의 상황을 헤아리면서 이해해 달라”고 말했다.
최병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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